-子曰 不仁者不可以久處約 不可以長處樂 仁者安仁 知者利仁 자왈 불인자는 불가이구처약하며 불가이장처락이니 인자안인하고 지자는 이인이니라.<주석>約 :窮困이다.樂 :안락이다.安仁 :인에 마음이 평안하여서 맞지 않음이 없음을 말한다.利仁 :仁을 아는 것이 利가 됨을 알고 이를 행하는 것이다.<번역>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인하지 못한 자는 곤궁한 환경에 오래 거하지 못하고 또한 안락한 환경에서도 오래 거하지 못한다. 인자는 仁道에 평안하여 인을 행하고 지혜로운 자는 인의 좋음을 알기 때문에 이를 행한다.<묵상> 仁하지 못하면 곤궁한 생활을 오래 견디지 못한다는 말은 이해가 쉬우나 또한 안락한 환경에서도 오래 거하지 못한다는 말은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 그러나 곰곰 생각하니 그도 맞는 말인 것 같다. 안락한 환경 가운데서도 오래 살다 보면 그 환경이 좋은 줄 모르고 더 나은 환경을 요구하게 되고 또 그 환경에 오래 살다 보면 그만 무료하여 싫증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게 범인이다.
그러므로 인자라야만 곤궁하든 안락하든 그 환경을 극복하고 인에서 편안함을 누리는 것이다. 그리고 지혜로운 사람은 그 인을 오히려 利得으로 여기는 현명함을 가지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인자와 지자가 나란히 나타나는데 仁者는 安仁하고 知者는 利仁한다는 것이다. 이를 보면 인자가 한 수 더 높은 경지인 것 같은 감을 갖게 한다. 곧 安仁은 자연 그대로인데 利仁은 인위적인 무엇이 끼어드는 듯한 느낌을 받는 것이다. 인자는 요산(樂산)하고 지자는 요수(樂水)한다는 말에서도 비슷한 느낌을 받는 것일까?-子曰 唯仁者 能好人 能惡人 자왈 유인자라야 능호인하며 능호인이니라.<주석>能好人 能惡人 :호인이란 남의 선한 것을 좋아함이고 오인이란 남의 선하지 못함을 미워하는 것이다. 이 두 句는 좋아함과 미워함이 모두 理性에서 나옴을 말한다. <번역> 공자께서 말씀하셨다.오직 인자라야 능히 남의 선한 것을 좋아할 수도 있고 또한 남의 악한 것을 미워할 수도 있다. <묵상> 사람이 사람에 대한 판단은 대개 자기중심적이다. 내게 잘해주는 사람은 좋고 나에게 잘 해주지 않은 사람은 싫어하게 된다. 그러나 이는 올바른 판단이 아니다. 올바를 판단은 나에게 중심을 둘 것이 아니라 원리와 원칙, 어쩌면 진리에 그 기준을 두어야 할 것이다. 여기에다 그 기준을 두고 好 惡를 판단하는 사람은 인자만이 가능한 것이다. 이렇게 보면 우리가 누구를 좋아함도 누구를 미워함도 참으로 어려운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언제나 나도 모르게 편벽되어 있기 때문인 것이다. 편벽되지 않고 사람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진 분은 바로 인자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