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제91호 기마인물형토기가 발견된 신라무덤 금령총의 본격 발굴을 앞두고 6일 고유제가 열렸다. 일제강점기 발굴된 이후 94년 만이다.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유병하)은 이날 고유제에서 금령총 발굴이 무탈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토지신에 고했다.금령총은 1924년 5월 조선총독부 직원이었던 우메하라스에지에 의해 발굴 조사됐다. 신라 돌무지덧널무덤 구조가 처음으로 밝혀진 무덤으로, 고분의 연대는 6세기 초로 추정된다.금령총은 발굴 이전 이미 크게 파손돼 남북 길이 약 13m, 높이 약 3m의 반달형으로 남아있지만 봉분 크기는 바닥 지름 약 18m, 높이 약 4.5m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고분 출토품 가운데 특이한 금제방울이 포함돼있어 ‘금령총’으로 이름 지어졌다. 발굴 당시 금령총에서 출토된 금관(보물 제338호)과 도기 기마인물형토기(국보 제91호)는 세간에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밖에도 금제허리띠, 감옥팔찌(嵌玉釧), 채화칠기, 유리용기 등 많은 유물들이 나왔다.박물관에 따르면 당시 조사내용은 1930~1931년 보고서로 발간됐다. 하지만 고분 축조과정 및 유물의 해석, 의례 행위와 관련한 종합적이면서도 정밀한 조사보다는 훼손된 봉토와 적석부를 걷어내고 매장주체부만 노출한 뒤 다량의 부장품을 수습하는 방식으로 단 22일 만에 조사가 완료됐다.이에 따라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일제강점기 발굴된 신라 대형고분의 미진한 조사 내용을 보완하고 전체 유적 현황을 파악할 예정이다. 앞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시행한 금관총과 서봉총 재발굴조사 결과, 봉분의 정확한 규모와 축조 방식, 봉분 주변의 부가시설 등이 확인됐다. 금관총에서는 ‘이사지왕(爾斯智王)’이라는 신라 고분 부장품에서 최초의 왕호(王號)가 확인되는 등 발굴성과를 얻은바 있다. 국립경주박물관은 금령총 발굴을 통해 △고분 축조방식과 조성과정 △봉분 주변 의례와 관련한 부가시설 유무 △고분 조성 과정에서 확인되는 의례행위 및 출토유물의 의미 등 유적에 대한 보다 자세한 정보들을 확인할 계획이다. 또 주변에 위치한 타 고분들과의 관계까지 파악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물관측은 조사가 마무리되면 기존 미 정리된 자료와 추가로 조사된 발굴자료, 일제강점기 보고 자료를 포함한 종합보고서를 발간하고 특별전을 개최할 예정이다.박물관 관계자는 “향후 조사 결과는 문화재청 신라왕경사업추진단에서 추진 중인 ‘대릉원 일원 대형고분 발굴 활용 기본계획’ 및 경주시에서 추진 중인 ‘신라왕경 8대 핵심유적 복원·정비 사업’과 연계해 금령총의 정비·복원을 위한 기본 자료는 물론 신라학 연구의 세밀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국립경주박물관은 지난 4월에서 6월까지 문화재위원회 사적분과와 매장문화재분과의 심의를 거쳐 금령총 발굴허가를 받아 발굴조사를 준비해왔다.현장조사에 앞서 6월 21일부터 22일까지는 국립문화재연구소 디지털고고과학팀과 함께 지하물리탐사 및 자력탐사를 실시했으며, 지난달 7일에는 관련 전문가들로 구성된 1차 자문회의를 개최해 조사 일정과 구체적인 조사 방법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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