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황리단길 도로에 대한 일방통행 등 통행체계 변경과 관련, 인근 상인 및 주민들의 의견이 엇갈려 추진에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경주시는 지난 5일 황남동주민센터에서 ‘포석로(황리단길) 통행체계 검토 주민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황남동 주민 100여 명이 참석해 용역을 맡은 ㈜동성엔지니어링의 결과 보고를 듣고 의견을 나눴지만, 해법을 찾지 못한 채 제각각 다른 입장만 확인하는데 그쳤다.-용역결과 일방통행 필요 ㈜동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017년 8월부터 5월까지 용역을 실시한 결과 일방통행이 적합하다고 밝혔다.
업체 관계자는 “포석로 700m 구간에 대한 교통량과 보행량을 토대로 해결 방안을 모색했다”며 “일방통행, 보행자 전용도로, 대중교통 전용지구 등 3가지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올해 1월 시의원, 황남파출소장, 주민자치위원장, 상가대표, 통장 등 15명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한 결과 일방통행이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내남사거리에서 황남초사거리 방향으로 일방통행을 실시하고 양측에 보도 설치 및 주차공간 확보 등 보완방안이 선행돼야 한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이후 가진 주민 발표시간에는 좀처럼 찬성과 반대 의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찬성측, 방문객 편의와 안전위해 필요 주장 일방통행을 찬성하는 주민들은 무엇보다 방문하는 관광객과 시민들의 안전이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남동에서 20여 년 이상 거주한 A씨는 “황남동 일대는 황리단길로 불리기 전부터 교통문제가 있었던 곳이었다”며 “황리단길로 유명해지고 나서 교통과 안전에 대한 문제가 대두됐다”고 말하고, 이제라도 교통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주민 B씨는 “관광객들이 황리단길을 활성화 시켜줬는데 이들의 통행 안전을 보장해 줘야한다”면서 “유모차를 끌고 차량 사이로 오가는 모습이 너무 아찔하다”고 일례를 들었다.-반대측, 황남동 전체 살리고 주민편의도 생각해야 일방통행을 반대하는 주민 C씨는 “황남동 외 거주하는 사람들의 편의도 생각해야 한다. 황리단길이 일방통행이 된다면 첨성대 방향으로 차량들이 우회를 하게 되는데 지금도 복잡한 곳이 더욱 복잡해진다”면서 “일방통행이 되면 오히려 버스와 개인차량이 더 복잡한 곳으로 우회하게 될 뿐”이라고 주장했다. 황리단길 일방통행이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나왔다.
한 주민은 “황리단길 일방통행에 대한 검토는 도로 주변 상가들만을 위한 조치”라고 비판하며 “정말 황남동 주민을 위한 방안은 전주의 한옥마을처럼 동네 골목골목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황남동 전체 발전 계획을 세우면서 일방통행을 논해도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주민투표? 주민의견서? 이처럼 주민 간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의겸 수렴 방식에 대한 비판도 있었다.
7년여 황남동서 거주하고 있는 한 주민은 “주민들이 선택하면 찬성이든 반대든 상관없다. 다만 이름과 주소 등을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게 의견서를 만들면 어떡하냐”며 “비밀이 보장되는 찬반 투표를 통해 주민들의 정확한 의사를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설명회는 막바지 주민들 간 언성이 높아지면서 급히 마무리됐다. 이같이 상인과 주민들의 의견이 각각 엇갈리면서 주말마다 심한 정체를 빚고 있는 황리단길 교통체계 개선은 쉽사리 해결점을 찾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