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황용동 황용사지에서 국내 최초로 투각기법으로 주조된 금동귀면이 출토됐다. 황용사지는 통일신라시대 쌍탑을 비롯해 고려시대 승탑, 초석, 석축들이 흩어져 있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는 반면 그동안 정비 및 보수가 진행되지 않았다. (재)불교문화재연구소(소장 제정스님)는 황용사지에 대한 조사가 시급함을 인지하고 사역과 성격을 확인하고자 문화재청과 함께 지난 7월부터 추정사역에 대한 폭넓은 시굴조사를 실시했다. 시굴조사 결과, 황용사는 계곡 주변에 크고 작은 석축 대지를 조성한 후 건물을 축조한 산지형 가람으로 통일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건물지 5동, 탑지, 축대, 석렬 등 다양한 유구가 중복돼 있는 것이 확인됐다. 특히, 현재 쌍탑이 남아있는 구역의 경우 고려시대와 관련된 유구와 유물이 확인되지 않아 고려시대에는 주변의 다른 곳으로 옮겨 갔다가 조선시대에 다시 중창되는 등 변화가 많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이것은 황용사의 사역이 현재 추정 사역보다 훨씬 넓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황용사지의 주요 출토유물로는 연화장식 고리가 있는 금동귀면, 석불, 소조불, 용두편, 하대석 편 등 사찰의 격을 나타내는 유물이 다량으로 출토됐다. 특히 이번에 출토된 투각기법으로 주조된 금동귀면은 국내에서 최초로 발견된 유물이란 점에서 학계에서는 관심을 모으고 있다. 황용사 탑이 무너진 옥개석 아래에서 발견된 금동귀면은 섬세하고 세련된 조형미가 돋보이며, 높이는 15cm, 입에는 연화장식 고리가 달려있다. 최인창 불교문화재연구소 팀장은 “투조 금동귀면의 출토사례는 국내에서 최초이기 때문에 현재는 정확한 용도를 알 수 없지만, 탑이 무너진 위치에서 발견된 점과 금동귀면에 세겨진 못 자국 등을 미루어 탑을 장식하기 위한 장엄구로도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불교문화재연구소는 문화재청(청장 정재숙)과 함께 2013년부터 전국의 (비지정)폐사지를 대상으로 ‘중요 폐사지 발굴조사사업’을 매년 진행 중이다. (재)불교문화재연구원측은 “이번 시굴조사를 시작으로 황용사에 대한 추가 조사 및 정비가 이루어진다면 경주지역의 또 다른 불교문화 명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황용사는 경주 보문단지에서 감포 방면으로 넘어가는 동대봉산(옛 은점산) 절골에 위치하고 있는 사찰로서 경주시 구황동에 있는 황룡사지와는 다른 사찰이다. 『불국사고금역대기(佛國寺古今歷代記)』에 의하면 선덕여왕 2년(633년)에 창건됐으며, 당시 명칭은 황둔사(黃芚寺)라고 불렸다. 소성왕대에 황용사(黃龍寺)로 바뀌어 이후 중창, 중수 등의 과정을 겪으며 계속해서 사세를 유지해 왔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