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불화를 계승하며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불화작가 정병국의 여덟 번째 개인전 ‘부처님의 여정展’이 9월 1일~7일까지 서라벌문화회관에서 펼쳐진다. 불화는 불교의 가르침을 표현한 그림으로 불교회화(佛敎繪畫)를 줄인 말이다. 쓰이는 용도에 따라 의식을 위한 ‘예배용 불화’, 불교의 교리를 쉽게 전달하기 위한 ‘교화용 불화’, 사찰을 장식하는 ‘장엄용 불화’로 나뉜다.40여 년간 전통성과 사상성에 맞춰 오방색으로 정형화된 예배용 불화 작업에 매진해 온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는 전통불화(고려·조선불화), 수묵불화, 현대불화 등 불교를 소재로 한 회화작품 40여 점을 선보인다.
전통불화를 재현한 작품에서부터 작가의 독창성이 엿보이는 창작 불화에 이르기까지 전통과 창작을 넘나들며 작가는 그동안 고민해 온 시간과 흔적을 작품에 고스란히 담고 있다.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인도, 중국, 한국 사원의 내‧외벽에 장엄된 벽화나 단청 등에서 도출한 이미지를 현대적인 시각에서 재조명해 본 작품들과 불교의 상징적인 이미지를 수묵으로 간결하고 담백하게 표출한 작품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작업실에 켜켜이 쌓인 불화작품은 작가의 성실한 작업량을 보여준다. 유난히 더웠던 여름이지만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작가는 더위를 쫓을 만큼 즐겁고 행복했다고.작가는 “요즘 취미로 민화를 많이 그리듯이 일반인들도 부처님 뜻만 통한다면 취미로든 수행으로든 쉽게 부처님 형상을 그릴 수 있다”면서 “사찰이 아닌 미술관에 전시된 불교회화 작품을 통해 부처님의 사상과 뜻이 관람자들에게 보다 쉽게 전달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한다. 또 “앞으로 지역 미술계의 활성화를 위해 미술인들과 교류하고 소통하는 기회를 자주 마련할 것”이라고 바람을 내비쳤다.
내년 가을쯤에는 인도, 중국, 한국, 일본, 스리랑카 등 세계적인 불탑을 주제로 작품을 구상해 선보일 예정이라는 작가. 작품을 향한 그의 열정과 열의에 벌써부터 기대가 모아진다.불화작가 정병국은 1960년 경북 영천 출생으로 동국대 불교미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석사 졸업,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서울, 대구, 경주, 중국에서 개인전 8회를 가졌으며, 속리산 법주사, 울진 불영사, 오대산 상원사, 영광 불갑사, 안동예안 등에 벽화, 탱화, 영정 등이 제작 봉안돼 있다. 현재 동국대 미술학과 조교수이며, 대한민국 불교미술대전, 대구 미술공예대전, 경북 미술대전 심사위원을 역임한 바 있다. 2003년부터는 문화재청 문화재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