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주문화재단이 출연기관인 경주시 종합감사에서 수의계약을 남발했다는 지적을 받고도 개선하지 않은 것은 감사기관을 무시하는 처사로 볼 수 있다.  경주시가 작년 9월 감사 후 공개한 내용에는 ‘재단이 계약유형(방식)이 타 지자체 또는 공공기관의 행사 운영과 유사함에도 2인 견적에 의한 수의계약 또는 협상에 의한 계약으로 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고 1인 견적 가액으로 수의 계약을 함으로써 다수의 선량한 동종 경쟁업체의 계약 참여 기회를 배제함으로써 지방계약법 제6조 제1항 계약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그리자 문화재단은 감사 결과에 따라 앞으로 일반적 계약 건에 대해 경쟁 입찰을 하겠다는 문서를 제출하기까지 했지만, 나중에 “공연의 특성상 수의계약을 할 수밖에 없다. 법률 시행령과 재단 회계규칙에 근거했다”며 경주시 감사를 무색하게 했다. 문화재단의 이 같은 해명은 결국 수의계약을 해도 법적으로 문제가 없기 때문에 경주시의 감사 지적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밖에 판단되지 않는다.  문화재단은 지난해 2017 봉황대 뮤직스퀘어 5억3200만원, 한수원 드림콘서트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계약 3억3000만원, 2017신라문화제 쿠쉬나메 공연제작 1억150만원 등 총 94건, 25억7090만여 원을 수의계약 했다. 반면 전자입찰은 경주문화예술 홍보 전광판 제작구매설치 13억여 원, 경주문화예술 홍보 전광판 설치공사 5000만여 원, 경주예술의전당 문화매거진 경주문화 제작 입찰 공고 4000만원 등 단 3건에 불과해 문화재단이 대부분의 사업을 수의계약으로 처리한 것이다. 경주문화재단은 천년고도 신라의 문화를 계승·발전시키고 시민의 창조적 재능과 예술적 잠재력이 발휘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관이다. 이는 시민의 문화욕구 충족 및 지역문화예술발전기여 뿐만 아니라 지역 공연행사 관련 업체들도 자생력을 높일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해야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문화재단이 감사에서 지적을 받고도 업무 특성만을 따져 투명한 예산집행을 외면한 것은 지방자치시대 지역의 경쟁력을 높여야 하는 시대흐름에 역행하는 처사라 사료된다. 경주시와 시의회는 문화재단의 이 같은 전횡을 더 이상 방치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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