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삶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시상(詩想)이 된다. 짤막한 글로 그의 삶을 써내려 간다. 경주에서 활동하는 김영주 시인이 첫 시집 ‘처용이 버린 노래’를 펴냈다.2014년 ‘동리목월’ 여름호 시조부문 신인상에 당선된 김영주 시인은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창작활동을 이어왔으며 그동안 고민하고 방황했던 시인의 문예관이 한권의 시집에 고스란히 담겨진다.시집은 ‘시조와 하이쿠’, ‘자유시’, ‘디카시’, ‘향가’ 등 네 파트로 나뉘어 시인이 등단 후 써 내려온 작품 100여 편이 소개된다.철학을 전공한 시인은 일본문학에도 관심이 많았다. 그러다 우연히 절제와 간결, 여운을 자아내는 하이쿠(일본을 대표하는 전통 시가 문학)에 매료됐고, 곽대기 선생과의 인연으로 하이쿠를 공부하게 된 것이 시를 쓰게 된 계기가 됐다. 이후 우리나라의 시조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됐고, 독학으로 시조를 공부하게 된 시인은 독특한 개성과 가치관을 담아 시조 양식에 절제된 시로 표현하기도, 자유시를 통해 자유분방하게 펼쳐 보이기도 했다. 게다가 시적 감흥을 일으키는 이미지를 포착하고 그 순간을 짧은 문자로 표현하는 21세기 새로운 문학인 디카시도 선보였다. 다양한 시도와 모순의 한계를 극복하며 독창적인 문예관을 찾아 나서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던 시인은 자신의 최근 시를 향가라 이름 붙이며 23편을 소개했다. 향가는 신라시대부터 고려 초까지 널리 불리던 우리 고유의 정형 시가로 향찰(한자의 음과 뜻을 빌려 우리말을 기록하던 신라시대의 우리말 표기법)을 이용해 신라인의 삶을 간결하게 표현했다. 신라의 대표적 향가인 처용가와 처용이란 인물에 특히 매력을 느낀다는 시인은 처용의 시맥을 정통으로 잇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시인은 시를 쓸 때 모본으로 행한 것이 바로 ‘처용가’라며 그는 처용가는 처용이 지은 많은 노래 중 하나라고 말한다. 역사 속으로 사라진 처용의 노래도 많을 것이며, 그중 처용이 버린 노래도 있을 것이라는 시인은 아직 자신의 시가 완벽하지 못하기 때문에 처용이 쓰다가 버린 노래를 모아서 엮었다는 의미에서 시집 제목을 ‘처용이 버린 노래’라고 정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향가와 같이 간결한 문체 속에 해학과 풍자를 담으며 독자들로 하여금 여운을 남길 수 있는 시를 쓰고자 오늘도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는 김영주 시인. 김영주 시인은 1972년 부산에서 태어났다. 경북대 철학과를 졸업하고 경주시 공무원으로 재직 중이다. 2014년 동리목월 시조부문에서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한편 김영주 시인의 시집 ‘처용이 버린 노래’는 독립출판물로 황오동 ‘오늘은 책방’에서만 구입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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