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국사숙박단지 내 건립을 추진 중인 경주시의 ‘불국스포츠센터’의 규모 확장 계획이 일단 무산됐다. 제235회 경주시의회 임시회에서 문화행정위원회는 7일 2018년도 공유재산 관리계획 제3차 변경(안) 중 하나인 ‘불국실내체육관 건립’을 목록 삭제했다. 즉 경주시가 상정한 이 안건을 부결시킨 것. 예산낭비, 국비 추가확보의 불투명성, 주차면수 확보 등 중장기적인 계획 미수립, 운영비 부담 등이 주된 이유다. 경주시는 당초 총사업비는 45억원을 들여 진현동 651-24번지, 불국사숙박단지 내 부지 2744㎡에 지상 1층, 연면적 1916㎡ 규모의 불국스포츠센터를 건립하기로 했다. 2015년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수립 후 지난해 지방재정투자심사를 거쳐 국비(지특) 13억5000만원을 확보하고, 올해 도시관리계획 변경과 실시설계 용역을 거쳐 연내 준공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시는 이를 ‘불국실내체육관’으로 명칭을 바꾸고, 같은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2446㎡ 규모로 확장한다는 계획으로 변경해 임시회에 상정했다. 예산은 국·도·시비 포함 당초보다 39억원 증가한 84억원. 지하 1층에는 태권도훈련장, 지상 1층 배드민턴, 탁구 등 다용도체육관, 2층에는 사무실과 4~500석 규모의 관람석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건립 계획을 변경한 것은 불국동 주민과 불국사 숙박협회의 강력한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경주시 관계자는 “지역주민들의 요구를 수용해 태권도뿐만 아니라 배드민턴, 탁구 등 다양한 대회를 유치, 침체된 불국사숙박단지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기 위해 규모 확장을 추진한다”며 “한수원 사택이 인근에 입주함으로써 주민들이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관람석을 갖춘 학교 강당형태의 실내체육관으로 건립하기 위해 총사업비를 변경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문화행정위원회 심의에서 다수의 의원들은 경주시의 계획에 대해 질타했다. 서선자 의원(더민주당 비례대표)은 “당초 계획만으로도 동계훈련장으로 충분한데 왜 굳이 지하 1층 지상 2층, 관람석까지 낭비예산을 들여가며 건립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질타했다. 이락우 의원(자유한국당, 용강·천북)은 “태권도 동계캠프의 필요성은 충분히 인정하지만 보통 겨울철 3개월 정도만 동계캠프로 활용될 수밖에 없다”면서 “센터 완공 후 시설 관리 책임자, 청소인원 등 최소 3명 이상이 필요한만큼 향후 시설 운영비에 대해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박광호 의원(한국당, 건천·서면·산내)은 “확장 건립 여부를 떠나 연면적 2446㎡이면 큰 규모인데 주차면수가 29대에 불과해 동계캠프 참가 선수들과 학부모들의 접근성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실시설계 시 이를 충분히 감안하는 효율적인 설계가 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일부 의원들은 불국실내체육관 건립에 대해 지역경기 활성화 도모, 시민을 위해 지역에 건립하는 시설로 타당성이 있다는 등의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이처럼 입장이 갈라지면서 의원 간 의견조율을 위해 20분가량 정회 후 토론을 거쳐 속개했지만 결국 부결됐다. 이에 따라 불국실내체육관은 당초 계획대로 1층 규모로 건립하거나, 향후 국비확보 방안이 마련돼야만 확장건립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불국실내체육관 건립은 불국동 주민 등의 요구에 따라 추진한 것이어서, 이번 부결 결정에 따라 시의회와 주민 간의 대립과 갈등양상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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