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흔적을 철사로 그리는 김영목 작가
경험한 일들이 머릿속에서 잊혀지기 전에, 그림을 일기장으로 대신한다는 작가가 있다. 인생의 흔적을 남기는 게 좋아 그림을 그린다는 김영목 작가. 김 작가의 ‘당신을 그리다展’이 오는 31일까지 갤러리 란(관장 최한규)에서 펼쳐진다.아무렇게나 구부러진 채 담벼락에, 창고에 걸려 있다가 쓰임을 다하고 다시 사용할 때를 기다리며 녹이 슨 채 담벼락에 걸려있는 철사. 작가는 휘어진 철사의 선을 따라 추억과 상상 속을 유영하며 소중한 경험으로 연상되는 이미지를 철사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캔버스 위에 직접 철사를 올려놓은 것 같은 사실적인 표현이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차가운 금속으로 만들어졌지만 자유자재로 구부러지고 꺾어지는 유연함으로 따뜻한 메시지를 전하는 작가.작가는 알류미늄 판, 돌가루 등 차갑고 견고한 성질의 재료를 주로 사용하는 반면 그가 표현하는 작품들은 되게 세상과의 소통, 사랑과 생명 등 따뜻한 감성을 그려내고 있다.
‘즐거운 꽃 나들이’, ‘향기에 갇혀 버렸다’, ‘오월의 향수’ 등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여인에 향한 애틋함을 승화시킨 작품 15점을 선보이고 있다.피재현 시인은 작가의 작품을 “평면성과 추상성의 결합이라 할 수 있는 작가의 작품은 추상을 표상하는 철사의 유려함이 마치 음악의 선율처럼 화폭 전면에 흐르며 결코 관념적이지 않으면서 전통 회화의 구성요소를 충족시키는 문학성을 함께 지닌다”고 말한다.
김 작가는 “누군가를 바라보고, 만나고, 인연이 되어 서로에게 많은걸 주고받죠. 수많은 사람들 속에 어떠한 존재로 살아가고 있는지. 또, 가족이라는 테두리 속에 희노애락을 함께하며 보이지 않는 끈끈한 정과 감동, 그리움과 행복함을 느끼고 있는지를 늘 되뇌입니다”라며 “기억 속 그 모습을 화폭에 자유롭게 표현하며 관객들과 함께 공감하고 소통하고자 합니다”라고 전시 소감을 밝혔다.김영목 작가는 1980년 경주출신으로 서울, 대구, 부산, 안동, 경주, 목포 등에서 18회의 개인전을 갖은 바 있으며 단체전 83회 아트페어 32회에 참여하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과천), 한전아트센터(서울), 안동문화예술의전당(안동), 김해한솔재활요양병원(김해), 신선미술관(목포), 경주예술의전당(경주)에 그의 작품이 소장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