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인 폭염이 장기화되자 경주지역도 가축과 농작물 등의 피해가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여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농작물과 축산물 피해로 밥상물가가 들썩이면서 서민들의 걱정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다행히 온열질환 환자 발생은 지난달 22일까지 총 7명이 발생했지만 더 이상의 추가 환자는 나오지 않고 있다. 온열질환자 7명 중 1명은 중상, 6명은 경상을 입었지만 지난달 28일까지 모두 완쾌 후 퇴원했다. 그러나 당분간 폭염이 누그러들지 않을 전망이어서 온열질환으로 인한 인명피해는 언제든지 추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특히 폭염으로 인한 가축들의 피해가 줄지 않고 있다. 6일 경주시에 따르면 지난 5일 현재 30개 양계농장에서 닭 5만6000여 수가 폭염으로 폐사했다. 돼지는 25개 농가에서 470여 두가 폐사했다. 농작물과 수산물의 폭염피해는 경북도내 전체 피해규모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농작물 피해는 강동면 소재 1개 농가, 면적 2ha 가량의 부지깽이 나물이 폭염으로 고사했으며, 수산물은 우렁쉥이 25줄(1줄당 100m)에서 고수온 피해가 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현재 경북도 농작물 전체 피해는 수도작(벼, 조) 4.5ha, 과수 491.1ha, 채소 81.6ha, 전작(콩, 고구마, 옥수수) 13.0ha, 특작(인삼, 참깨, 야콘) 12.7ha로 집계됐다. 또 닭, 오리, 돼지 등 가축은 총 42만8000마리가 폭염으로 폐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주시 관계자는 “경주지역이 상대적으로 농작물 피해규모가 낮은 편”이라며 “폭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시가 항구적 폭염대책 T/F팀 구성하고 농업용수 10톤 규모의 이동식 물탱크인 물백을 제공하는 등 선제적으로 조치한 결과”라고 밝혔다. 이어 “다년생 작물인 부지깽이 고사 현장에는 물백을 이용해 긴급조치를 취해 대부분의 나물 줄기가 살아났다”면서 “우렁쉥이 피해에 대해서는 현재 폭염 또는 타 질병에 의한 것인지를 가려내기 위해 동해수산연구소에 정밀조사를 의뢰해 놓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폭염 탓에 밥상물가도 ‘들썩’ 역대 최악의 폭염이 이어지면서 밥상물가가 인상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가축과 농작물의 폭염피해가 농축산물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경상북도 물가관리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월말 기준 쌀(20kg)은 4만7222원으로, 불과 2달 전인 5월말 3만9000원보다 무려 8222원 상승했다. 또 소고기(500g)은 2만4277원으로 5월 대비 666원 인상됐고, 돼지고기(500g)도 1만2666원으로 1166원 올랐다. 냉동오징어(길이 25cm, 무게 300g) 가격도 7500원으로 같은 달 기준 1715원, 무(1kg)는 1522원으로 167원, 고추(재래종 중품, 완전건조 600g)는 1만3111원으로 3500원 인상됐다. 가격이 하락한 품목은 닭고기(1kg), 달걀(특란, 65g), 고등어(길이 35cm 1마리) 등으로 5월 가격보다 각각 8891원, 1123원, 1062원씩 내려갔다. 특히 폭염이 8월까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농축수산물 피해가 늘어날 것으로 보여 밥상물가 상승은 불가피해 보인다는 것. 이처럼 농축수산물 수급이 불안하고, 폭염은 장기화되면서 9월 도래하는 추석 물가는 더욱 치솟을 전망이다. 주부 김모(51, 황성동) 씨는 “폭염으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는 축산농가와 농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안타깝기 짝이 없다”면서도 “야채와 과일 등의 가격이 현재도 오르고 있고, 앞으로 추석물가가 더욱 더 상승하게 되면 차례상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지 벌써부터 고민스럽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