뙤약볕이 내리쬐는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고 있다. 휴가지에서 혹은 에어컨 바람이 시원한 실내에서 가볍게 읽을 책을 찾는다면, 친숙하지만 잘 알지는 못하는 한 회사에 대한 이 이야기는 어떨까? 내로라하는 대형 기업에 대한 호기심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현대차로 간 의사’는 현대자동차에서 근무한 저자의 생생한 체험담과 함께 의사라는 독특한 위치가 맞물려 이색적인 이야기로 독자들에게 흥미로운 읽을거리가 될 것이다.
[인터뷰-저자 김민섭]
-책을 발간하게 된 계기현대자동차라는 공장안에서 직원들을 위해 만든 보건시설은 일반 병원의 설립목적과는 굉장히 다른 곳이었어요. 병원이 있는 이유는 사람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또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만드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 곳은 이런 일반적인 이유들보다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즉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 라고나 해야 할까? 그런 느낌이 들더군요. 이렇듯 존재의 이유에서부터 차이점이 있는 현대자동차 산업보건센터에서 근무하면서, 다른 곳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색다른 점들을 많이 보고 생각하고, 그렇게 강한 인상을 받아 글을 쓰고, 마침내 출간까지 하게 된 것 같습니다. 한 가지 더 덧붙인다면 처음에 현대자동차에서 근무하는 문제에 대해서 고민할 때, 현대차에서 먼저 근무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었는데, 그런 사람은 전혀 없었고, 이야기를 책으로 풀이해 놓은 것도 찾기가 힘들었어요. 바쁜 대기업 생활이라서 그렇겠죠. 그렇게 제 이야기를 책으로 첫 발을 디뎌보게 되었습니다.-전하고 싶은 메시지현대자동차는 우리나라에서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상당히 유명하고 앞선 기업입니다. 그런데 그런 현대자동차를 정작 우리나라 사람들은 호감을 나타내기보다는 오히려 좋지 않은 비난의 대상으로 인용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더군요. 나쁘게만 보지 말고, 좋은 시각에서, 그렇게 존중해주고 도움을 주는 대상이 되면 상호 모두에게 큰 이익이 될 텐데 말입니다. 이 책을 통해서 막연히 현대자동차를 악덕 기업, 현대자동차 노조는 귀족 노조라고 매도하고 멀리할 게 아니라, 조금이라도 가깝게 느끼고 그렇게 사랑하는 국민 기업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가장 큽니다. 의사라는 전문 계약직의 위치에서 1년 동안 근무하며 생활했던 현대자동차라는 기업을 묘사하고 서술한 책이다 보니 의학에 관한 내용도 굉장히 많이 나오는데요, 현대자동차와 여러 가지 다양한 의학적인 이야기들을 읽고 보다 이해와 공감을 가지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가장 큽니다. 이와는 별도로 책의 마지막에는 ‘체불임금소송기’라는 내용이 있는데, 현대자동차에서 못 받은 임금이 있어 소송한 것은 전혀 아니고, 현대자동차에서 근무하면서 그 전 직장의 체불임금을 소송한 내용이어서 이 책에 들어가게 되었어요. 소송이라는 긴 싸움을 고독하게 견디어냈던 상황을 순간순간 묘사했는데, 생각보다 월급을 잘 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지만, 이상하리만큼 이런 소송에 대한 글은 찾기가 어렵다는 맹점을 느껴서 썼던 내용입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네요.-앞으로의 계획현재는 경주요양병원을 올해 5월에 오픈해 직접 경영하고 있습니다. 총 145병상규모인데, 아직 환자가 반도 차지 않아 힘든 시기이기도 하죠. 이곳에서 환자들과 다른 의료인들과의 생활을 한번 책으로 엮어보고 싶네요. 딱딱하고 읽기 어려운 의학 관련 책이 아니라, 읽기 쉽고, 가벼운 터치로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 경주의 한 외곽에서 전원생활을 하고 있어요. 벌써 10년이 다 되어가는데, 여기에 관한 책을 써보고 싶은 마음도 있습니다. 전원생활은 누구나 꿈꾸지만 꿈만 꿀뿐, 차마 직접 해보지는 못하는 그런 이상적인 것과도 비슷한 것이니, 간접경험을 제공해주는 의미로서 말이죠. 저자 김민섭은 대구가톨릭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라벌대학 간호학과 및 경주대학교 간호학과, 대구보건대 물리치료학과 외래교수로 재직했다. 경주 서울의원 원장과 요양병원들을 거쳐 현대자동차 산업보건센터에서 근무한 후 현재 경주요양병원 병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본지 칼럼리스트, 포항 KBS 라디오 프로그램에 정기 출연, 건강강좌강연으로 바쁘게 활동 중이다. 2008년 한미수필문학상을 수상했고, 20123년 스포츠조선 ‘자랑스러운 혁신 한국인’에도 선정됐으며, 2015년에는 헌혈 100회 명예장을 수여했다. 저서로 ‘세상에서 의사는 모두 사라져야 한다’(케포이북스), ‘인문학을 안은 의학 이야기’(케포이북스)가 있다. (케포이북스/217쪽/11,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