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제38호 경주 고선사지 삼층석탑이 부분해체 및 보존처리와 함께 2층 탑신석 원형을 밝히기 위한 정밀조사에 들어간다. 국립경주박물관은 7월부터 10월까지 석탑 보존처리에 들어간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또 7월 30일부터 8월 3일까지 ‘보존처리 현장 공개의 날’을 운영, 일반인에게 공개한다.
원효대사가 주지로 있었던 고선사의 옛터에 세워져 있었던 이 삼층석탑은 1975년 덕동댐 건설로 절터가 물에 잠기게 되면서 지금의 자리인 국립경주박물관으로 옮겨졌다.
높이가 약 10.8m, 기단 너비는 약 6.7m의 2단의 기단(基壇) 위에 3층의 탑신(塔身)을 쌓아 놓은 모습이다. 통일신라시대 석탑양식의 전형적인 형태로 경주 감은사지 동·서 삼층석탑(국보 제112호)과 함께 신라 전형석탑의 시원형식으로 분류되는 중요한 유산이다. 보수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 고선사지 삼층석탑은 예산의 한계 등에 직면해 개선되지 않고 오랜 기간 방치되고 있었다.
2001년 문화재청 석조문화재 현황진단 결과 풍화상태 5등급, 생물영향 4등급, 구조상태 4등급을 받으며 정밀진단이 시급히 요구된다는 진단을 받은 바 있으며, 작년에 실시한 정밀 안전진단 결과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확인됐다.
개선 부분은 77년 발간 ‘고선사지 발굴조사보고서’ 실측도면과 현재 석탑 비교 결과 2층 탑신석 위치가 복원 전 배치에서 반시계방향으로 1면씩 밀려서 배치된 점과 석재 파손이나 손상 등 6개 사안에 대해 보존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국립경주박물관은 ‘경주 고선사지 삼층석탑 보수공사’를 문화재청에 신청했고, 지난 2월 22일 건축문화재분과 심의 결과 2층 탑신석 원형을 밝히는 조사와 병행이 필요하다고 조건부 가결되면서 석탑 보존처리를 본격 추진하게 됐다.
박물관측에 따르면 먼저 석탑 표면에 자생하고 있는 지의류 및 이끼류 등 생물학적 피해 요소와 흑화·백화 등 화학적 오염물질 제거작업을 중심으로 진행하게 되며, 초음파 측정 결과 상태가 취약한 것으로 확인된 상륜부는 석탑에서 분리한 후 강화처리가 이뤄진다.
또 보존처리가 결정된 부재들과 해체과정에서 모든 자료는 3차원 3D 스캔 정보와 디지털 사진자료의 합성을 통해 기록되며, 84개로 구성된 각 부재의 결구방식과 특성들에 대한 정밀조사도 병행될 예정이다. 보존처리 후에는 상시계측 시스템으로 탑의 상태를 모니터링 하며, 오는 2019년에는 석탑 표면에 생물이 서식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 가스를 이용한 문화재훈증처리를 실시하게 된다.
국립경주박물관 관계자는 “올해는 석탑 표면에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작업과 함께 석탑 부재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중점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번 조사 성과를 토대로 연차적으로 추가 조사와 보존 방안을 모색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30일부터 8월 3일까지 관람객들이 보존처리 현장을 가까이에서 직접 관람할 수 있는 ‘보존처리 현장 공개의 날’을 운영한다”면서 “박물관을 찾는 관람객들은 물론 문화재를 연구하는 전공자에게도 흔치 않은 경험이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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