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문드문 받침석 드러난 흙살로 점잖 빼는 능을 업고노는 제비꽃, 햇살과 바람에 쏠리는 보랏빛무늬를 훑으며 출근 댓바람 능 床石 차 한 잔 올리는 봄날이 향그롭다. 삼국통일 대업 선두 주자로 기본 틀을 굳건히 구축한 김춘추, 삼국사기·유사는 물론 김대문이 저술한 *【화랑세기】(신라인 오기공이 저술하기 시작한 것을 그 아들 김대문이 이어받아 681년에서 687년 사이에 완성한 책이다. 540년에서 687년까지 이어졌던 우두머리 화랑 32명 풍월주의 전기가 바로 화랑세기다.) “찬하여 말한다: 세상을 구제한 왕이고 영걸한 임금이다. 한번 천하를 바로 잡으니 덕이 사방을 덮었다. 나아가면 태양과 같고 바라보면 바람과 같다”*지도자로서 춘추의 자질 “춘추에게는 지성, 배포, 대담성 판단력, 분별력, 과단성, 인내심, 지구력, 자제력, 위엄, 강한 자부심, 세계화(중국화)의지, 지배 구조 개혁 의지, 백제 정복을 위한 전쟁 수행 능력, 설득력, 외교적 능력, 모험심, 정확한 현실 인식 능력, 방법 강구 능력, 자기를 아는 능력, 정력 등이 있었다. 신라의 중흥을 이끈 이러한 능력과 덕목이 춘추의 정체고, 그러한 춘추는 한국·한국인을 만들었던 것이다” 춘추의 家系는 25대 진지왕의 아들 이찬 용춘(용수라고도 한다.)이 아버지, 26대 진평왕의 딸 천명부인이 어머니, 왕비는 각찬 김서현의 딸 문명부인, 유신의 여동생이고, 27대 선덕여왕은 친 이모다. 할아버지 진지왕 폐위로 골품제도 성골에서 진골출신으로 처음 왕위에 오른 태종무열왕 김춘추, 왕족신분에서 귀족신분으로 낮아진 처지, 그리고 그 당시 신라와 병합하면서 왕족의 신분을 내려놓은 금관가야의 마지막 구형왕의 증손자인 김유신, 그의 할아버지 무력, 아버지 서현도 신라로 건너 온 장수였는데 그에게는 아리따운 누이가 두명 있었다. 맏누이 아해 보희, 작은누이 아지 문희, 어느날 큰누이 보희가 꿈 속에서 서악 서형산(선도산)에 올라가 오줌을 누는데 서울 장안 서라벌 땅이 온통 그 오줌에 젖어 버렸다. 이튿날 아침 문희에게 민망하고 요상한 꿈이야기를 부끄러이 꺼내자 동생인 문희가 비단치마를 주고 언니의 꿈을 덥썩 샀다. 꿈을 산 열흘 후 김춘추가 김유신 집에 놀러와 공차기(신라인은 공차기를 농주희弄珠戱라고 일컬음)하면서 일부러 춘추의 옷고름을 밟아 버렸다. 유신은 춘추의 떨어진 옷고름을 보희에게 기워 달라 부탁하지만 “어찌 그런 사소한 일로 해서 가벼이 귀공자와 가까이한단 말입니까” 하고 사양했다. 오빠의 뜻을 감지하고 命에 따른, 꿈을 산 문희가 꿰매주면서 장차 신라 29대 태종무열왕의 왕비가 됨을 시사하는 【삼국사기】 【삼국유사】기록에 【화랑세기】 “춘추와 문희가 포석사에서 혼례를 올렸다”는 대목이 합쳐진다.능 맞은편 팽나무 말채나무 한뜻 한몸 되어 인연 맺은 연리지 뿌리 타고 흘러드는 선도산 골을 짚어 보희, 문희 설화향기 맡는 태종무열왕릉, 금관가야 왕족에서 신라의 장군으로 하등한 김유신, 신라의 왕족에서 귀족으로 신분이 바뀐 김춘추, 야망과 패기에 찬 열정들이 뜻을 단결해 통일의 기틀을 곧추세우고 굳건히 다져 그의 아들 30대 문무왕때 우리 민족이 한마음이 된 통일의 꿈을 이룬 것이다. 세계문화유산 유네스코에 찬란히 등재된 천년고도, 국내는 물론 전 세계 사람들이 찾아와 감탄하고 경이로워하는 것은 통일된 민족의 힘, 고구려 백제 신라 겨레의 얼과 혼들이 한마음 한 뜻되어 찬란한 문화유산을 탄생시켰기에 가능한 일이라 생각된다. 조상의 뜻을 이어받아 평화적 통일이 하루빨리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램한다. 29대 태종무열왕을 위시하여 36대 혜공왕까지 신라 중고기를 장식한 진골출신 직계들의 뛰어난 통치력으로 일궈낸 삼환통일 위대한 업적 버금가게 빛을 발한 예술의 혼과 세계만방에 떨치는 문화유산의 흔적들. 전쟁 없는 국방비 삭감으로 국학을 세워 백성의 눈귀를 밝게 다스리고 감은사지 동서탑·성덕대왕신종·월정교·불국사·석굴암 창건등 유구한 역사의 출발점에서 분명한 잣대와 명료한 판단력으로 백성에게 희망을 심어 준 훌륭한 지도자 태종무열왕. 天下를 거머쥐고도 인간미 풍기는 지성과 올곧은 지혜로 자신을 비춰볼 줄 아는 진정한 위인 김춘추. 무심한 손길로 茶 한 잔 내밀어도 품 넓은 가슴으로 반겨주는 사나이.*“ ‘사나이, 참으로 오랫동안 잊었던 단어가 아닌가. 한 여성으로서 ‘사나이’란 말에 그리움과 향수를 느끼며 진정한 사나이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무열왕릉 능원을 바라보니 사나이에 걸맞는 한 이름이 떠올랐다’ ‘1400년 전의 사나이지만 그의 혼을 만나러 발길을 옮기니 가슴이 설렌다’” 자연석 둘렛돌 수더분한 능자락 업힌 제비꽃, 꿈결 같은 보랏빛에 홀리는 봄날이다. *대 역 『화랑세기』 김대문 저, 이종욱 역주해 (원문 교감)*이종욱 지음 『춘추: 신라의 피, 한국·한국인을 만들다』*강석경 저 『능으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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