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지역사회의 변화와 성장을 추구하는 경주제일교회 정영택(70) 담임목사가 본지에 15년간 게재한 ‘정영택 목사가 띄우는 희망의 편지’ 연재를 마쳤다. 지난 제1343호를 끝으로 막을 내린 것이다. 2004년 8월 첫 희망의 메시지를 띄워 올리며 지금까지 15년째 700여 편을 연재했다. 기나긴 여정을 마무리했지만 또다시 ‘희망’을 이야기 할 정 목사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라며 대미를 장식했다.
신앙인뿐만 아니라 일반 독자들이 매주 기다려온 ‘천년고도에서 띄우는 희망의 편지’는 매주 정 목사가 원하던 독자와의 공감과 소통을 이끌어내면서 때론 잔잔한 감동을, 때론 날카로운 채찍과 각성의 메시지를 전해왔다.
촌철살인으로 일침을 가하기도 하고 오피니언 리더로서 다양한 의견을 통해 방향을 제시한 것. 이는 그가 중요하게 생각해 온 경주시민의 선진시민화 의식의 고양과 소통에 맞닿아있다. 주로 무심히 지나치기 쉬운 사소한 일상에 대한 감사와 소중함을 전달하고 삶의 지혜를 찾고 마음의 안식을 얻을 수 있는 짧지만 강한 희망의 메시지가 담겼었다. 희망의 편지는 2007년 한 권의 책으로 엮어 출간되기도 했으며 또 한 번의 발간이 계획돼 있다.
-희망의 편지, 경주신문과의 첫 인연은? “제주성안교회 담임목사로 있을 때 제주신문에 10여 년간 연재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경주서는 경주지역의 지역 정서를 가장 대표적으로 잘 반영하고있는 대표신문인 경주신문을 통해 시민과 소통하고 싶었습니다. 700여 편의 연재글 중에서 희망의 편지라는 콘셉트여서 가능하면 네거티브(negative)한 글보다는 희망을 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으나 가끔씩 비판적인 글도 더러 있었습니다”
그는 그간 희망의 편지 외에도 다양한 집필을 해왔다. 정 목사가 글을 쓰는데 밑거름이 된 것은 신구약 성경 66권 전체를 40여 권으로 교재화하는 작업을 통해서라고 한다. 교회에서 신앙 교육용으로 쓰는 여러 가지 교재들을 집필했던 것이 글을 쓰는데 도움이 됐던 것. 희망의 편지 내용이 좋아 스크랩을 하고 있다거나 강연시 글을 인용한다거나 문의를 해오는 경우 등 독자의 반향들에 큰 보람을 느꼈다고 했다.-자잘한 일상에서부터 정치, 환경, 국제문제까지 총 망라해서 써왔다. 글감들은? “중요한 것은, 글감보다는 ‘어떻게 세상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가’ 였습니다. 시의적절한 주제로 쓰려고 했고 그것을 찾다보니 글감들이 다양해지더군요. 일상에서 부딪히거나 나름대로 독서하면서 떠오르는 단상, 사회 현상들을 바라보면서 바른 소통과 바른 생각, 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영향을 주고 싶었지요. 그러면서도 종교적 색채는 가급적 풍기지 않으려 고민했습니다”
“정치적 의견을 쓸 때의 제 정치적 소명은 제가 목사이지만 분명했습니다. 이념적이거나 정파적 견지에서의 소명이 아니라, 바르게 판단하고 이해할 수 있느냐에 대한 정치적 소명을 확실하게 가지고 있었습니다”라며 이데올로기의 문제라기보다 바른 관점에서 바르게 볼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전했다.
정 목사는 특히 천년고도 경주라는 도시의 가치와 정신을 반추해볼 때, 정부나 정책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바르게 숙고해야 한다며 ‘정신사적 빈곤이어선 곤란하다’는 것을 강조했다. 이는 ‘고도(古都)냐 고도(高度)’냐 라는 글 등에서 경주의 정체성에 대해 직시하고 있다.
최근의 글 ‘세계유산도시’에서는 ‘저는 경주의 자연을 사랑합니다./ 그 자연 속에 있는 많은 유산들을 사랑합니다./ 종교, 이념, 문화, 시대를 넘어서 사랑합니다./중략// 그리고 세계유산도시의 품위를 위해/ 경주인이 참고, 불편해하고, 감내해야 합니다./ 잠시의 편리, 개발, 발전 때문에/ 유산이 파괴되거나 가치를 잃지 않았으면 합니다./ 경주! 정말 좋은 터전입니다//라며 경주에 대한 애정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일주일이 그렇게 빨리 돌아올줄은 몰랐습니다” “독자와의 약속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약속 지키는 것을 매우 중시합니다” 목회자로 종횡무진 바쁜 가운데 한 주도 거르지않고 연재를 계속 할 수 있었던 것에 대한 그의 담담한 답이다.
“무엇보다 ‘소통’이 목적이었습니다. 보이지는 않지만 소통의 역할을 하고 싶었습니다. 단순한 미사여구의 나열이 아닌 감동은 물론, 비판도 있는 그런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거죠. 다시 말해 소금과 목탁 같은 역할을 하는 작은 실천을 하고 싶었습니다”-정 목사가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는 계속 전파될 것 정영택 목사는 경기도 남양주 출신으로 장로회신학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샌프란시스코 신학대학 목회학 박사, 기독교교육연구원 연구원, 소망교회 부목사, 제주성안교회 담임목사, 제98회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에서 부총회장 등을 역임했다. 총회 교육부의 교재인 ‘복음과 삶’ 외 다수의 교재 집필에 참여한 것을 비롯해 ‘신앙의 맥’, ‘40일간의 사랑’ 등 성경공부와 관련한 교재의 저술 등 활발한 집필 활동을 펼치고 있다. 세대를 아우르고 지역민과의 소통과 온전한 일체를 이루고 싶어하는 정 목사는 ‘경주에 희망을 주자’라는 대 기치 아래 어린이날 어린이 초청, 환경미화원 초청 위로, 국가보훈의 달 행사, 각종기부 등으로 이어지는 사랑의 실천은 다문화가정으로 확대됐다. 경주제일교회가 지역사회에 순기능을 하는데 지대한 역할을 해오고 있다.
매주 늘 당연시하던 정 목사의 희망의 메시지였다. “연재를 마치면서 저도 많이 섭섭합니다. 글쟁이는 아니지만 글쓰기를 좋아하거든요. 향후 여유가 생기고 기회가 된다면 다시 쓰고 싶습니다. 제 후임에게라도 이 코너 연재를 권유하고 싶군요”라며 간단한 소회를 밝혔다.
성숙한 문화경주시민을 이끄는 중요한 컨셉을 예리하게 찾아내는 목회자로서 앞으로도 정 목사가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는 계속 전파될 것이다. 그의 앞으로의 행보는 어떤 방향과 색깔을 띨지 기대하며 주목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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