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1]
20년 간 회사에 근무하는 여성 A씨는 경력수당 등을 합해 최저임금보다 조금 더 받고 일했다. 올해 최저임금이 16.4%, 7530원으로 올라 월급도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었다. 하지만 사측은 급여명세서 항목을 바꾸며 통상임금이 최저임금 이상으로 받고 있으니 기다려라면서 급여 인상을 미뤘다. 결국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월급인상은 되지 않았다. A씨는 20년 일한 경력수당이 어디로 사라졌는지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사례2]같은 회사에서 경력 20년의 여성 B씨는 같은 직종 8년 경력의 남성 C씨와 월급 차이가 나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생각은 최근에야 잘못됐음을 알게 됐다. 경력이 적은 남자 직원 C씨가 더 많은 급여를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B씨는 근로계약서를 쓸 때 임금에 대해 ‘비밀 유지’라는 문구가 있어 아무에게도 알려주지 않았다고 한다. 최근 우연한 기회에 임금이 공개됐는데 남성 B씨가 더 많이 받고 있었다.
B씨는 처음 C씨가 남자니까 더 받는가보다 생각하다 점차 기분이 나쁘고 억울하다고 느껴졌다. 하지만 B씨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사측에 이의를 제기해 볼까도 생각했지만 힘없는 여성이기에 포기하고 말았다. 알고 보니 실제 서로의 임금을 몰라 차별받고 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하는 동료들이 많았다. B씨는 동료들에게 “임금을 공개해야 한다. 남녀차별, 임금차별 없애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성들이 월급으로 차별당하고 있다며 남녀차별, 임금차별 타파를 주장하고 나섰다. 지난 18일 여성 인권 향상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여성노동자회와 전국여성노동조합 등이 ‘제2회 임금차별타파의 날’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남녀차별’ 타파를 주장했다. 이들이 5월 18일을 임금차별타파의 날로 정한 이유는 남녀의 임금 차이로 여성들이 이날부터 무급으로 책정되기 때문이다.
이들은 “남성 비정규직 노동자가 월평균 342만원을 받을 때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는 월평균 129만원을 받는다”면서 “남성 정규직 노동자에 비해 37.7% 밖에 되지 않는 임금이다. 날짜로 계산하면 1년 중 5월 18일부터 연말까지 무급으로 일하고 있는 셈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여성 비정규직노동자들은 남성 비정규직 노동자보다 그 수가 많다고 밝혔다.
그들은 “현재 남성 비정규직은 34.4%이지만 여성 비정규직은 52.4%로 정규직보다 비정규직이 43만 명이나 더 많다. 또한 남성 비정규직과도 79만명 차이가 난다”며 “이 결과 10년 동안 여성 비정규직의 수와 남성 비정규직 차이가 4배로 격차가 벌어졌다”고 주장했다.
또한 “전체 여성 중 64.2%는 20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고 그 중 18%는 4인 이하 사업장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다. 이들의 평균 월급은 104만원으로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실이다”며 “기업 규모가 클수록 일자리의 질이 달라지는 이중시장 구조인 우리나라에서 여성의 낮은 위치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미니인터뷰]-전국 여성노조 경북지부 우영자 부지부장
"남녀차별 받지 않는 사회가 되기를…”
“지금 경주는 여성들이 정규직 보다 비정규직들이 더 많고 현실적으로 대접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 경주가 많이 바뀌어야 될 시기라고 생각됩니다. 예전 도태된 모습에서 벗어나 좋은 방향으로 변화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행사를 마련했습니다. 앞으로 여성들이 어디에서든 남녀차별 받지 않는 동등한 채용 조건에서 동등하게 승진까지 될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