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지역 청소년들이 자원봉사 할 곳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있어 전전긍긍하고 있다. 청소년들은 상급학교 진학시 자원봉사 시간이 내신점수에 포함되면서 봉사활동 장소가 필요한 반면, 지역에서는 청소년들이 참여할 곳이 부족한데다 자원봉사자 모집현황조차 확인하기 어려워 고민에 빠지고 있어서다.
교육부는 2001년 교육과정 개정에 따라 자원봉사활동을 특별활동이라는 교과 과정에 포함시키면서 청소년 봉사의 내용과 참여시간을 종합생활기록부에 기록, 관리하는 것을 의무화했다. 이에 따라 상급학교 진학시 봉사점수를 내신에 반영하면서 학부모와 학생 모두 봉사활동에 대해 관심은 본격화됐다.
봉사활동은 각 학년별로 1년에 18시간 이상 봉사할 경우 점수에 반영된다. 하지만 많은 청소년들이 봉사할 곳을 찾지 못하고 있고 시간이 맞지 않아 봉사활동을 하지 못하는 등 봉사를 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여중생은 “봉사를 하고 싶지만, 어디서 어떻게 신청하는지 몰라서 못하고 있다”며 “하교 후 학원까지 마치고나면 늦은 시간인데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확인하고 신청하기에는 선착순 모집이 대부분이라 신청조차 못할 경우가 많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특히 지역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은 자원봉사에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들 학생들은 정보를 얻기도 힘들고 정보를 얻었다 하더라도 자원봉사 현장에서 적응이 어려워 아예 포기하는 경우도 허다하다는 것.
경주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각 학교에 따라 운영되는 봉사활동 프로그램으로 봉사시간 10시간을 학교 측에서 확보해주고 있다. 남은 8시간을 학생 스스로 채워야 하는데 대부분의 학생들이 봉사수요처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 같이 청소년들이 봉사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주요 수요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1365자원봉사포털에 등록된 기관·단체 모집공고가 수요에 못미치기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1365자원봉사포털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경주지역에는 177개의 기관·단체가 자원봉사 수요처로 등록돼있다. 이중 일부 단체들은 중복으로 기재 등록돼 있었고, 지난 8일 현재 6월말까지 자원봉사자를 모집하는 기관·단체 공고는 10여 개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모집대상이 청소년이 아닌 성인 자원봉사자들이 대부분이었고, 자원봉사 시간이나 모집방식이 선착순이라 청소년들이 지원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1365자원봉사포털 관계자는 “특정 기관·단체에서 자원봉사자 모집을 요청하면, 그에 맞는 조건으로 1365자원봉사포털에 공고하게 된다. 자원봉사자 모집은 수시로 이뤄지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역 고교생들 대부분이 야간자율학습 등으로 야간에 귀가해 모집 공고를 수시로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정책에 대한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