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밀한 묘사로 빛과 색을 담아내는 박효식 작가의 초대 개인전 ‘암흑에서 찾은 희망의 빛’전이 5월 20일까지 경주예술의전당 라우갤러리(관장 송 휘)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 박 작가는 프랑스의 한적한 도심 풍경 18점을 선보인다. 기존의 작품과 함께 상반된 새로운 작품을 선보이며 관람자들에게 다채로운 볼거리와 따뜻한 위로를 전하고 있다.
20년 넘게 프랑스에서 살면서 작품 활동 중인 박 작가는 한적한 도심 풍경에 색과 빛을 담아내며 밝고 따뜻한 그림을 그려왔다. 그는 주로 인상주의와 초현실주의 기법을 선보였으며, 서정적이고 화려한 색채를 사용했다. 그의 작품 ‘양귀비꽃’은 프랑스 지방의 풍경을 담은 것이다. 정교하고 화려하며 붉은 파도와 바람이 캔버스에 이는 듯한 느낌이다. 그의 디테일한 작업이 자연을 더 극대화 시킨다. 화려한 자연을 그리던 박 작가는 몇 년 전부터 파리에 정착하면서 화풍에 변화가 시작됐다. 바로 흑백 톤의 도심 풍경을 캔버스에 담게 된 것. 그렇게 탄생한 최근 작품들은 오브제가 가지고 있는 화려함 대신 내면의 정신을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예전엔 밝고 섬세한 표현으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작품에서 추구했었다면, 오랫동안 타국에 살면서 고뇌와 복잡한 마음 등 삶에 대한 절망을 겪게 되는 과정에서 흑백작업을 통해 안정을 찾았다는 박 작가. 어두운 프랑스 파리 속 풍경들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암흑빛 그림 안에는 더 심오한 생각의 구도들이 녹아져 있고, 빛을 향하는 밝은 희망의 메시지가 어두운 화폭 안에 담겨 있다. “기법은 예전과 같지만, 단색으로 처리했기 때문에 복잡해 보이지 않죠. 동양의 정서에 맞는 흑백 작업을 통해 어둠 속 내면의 따뜻함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80년대 후반 박성삼 서양화가와의 인연으로 유화 그림의 매력에 빠지게 된 박 작가는 그림을 배워가는 과정에서 물감과 희석제, 석유 등 화학물질이 포함된 재료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으로 붓을 놓아야 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됐다. 하지만 프랑스에 가서 환경적인 요인과 의료기술로 인해 알레르기 증상이 완화됐고 다시 유화를 그리기 시작했다고.
“예술이란 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정화시키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정신없고 각박한 요즘 시대에 쉼은 찾기가 어렵죠.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어떤 것에서 쉼과 편안함, 따뜻한 희망의 메시지를 줄 수 있는 것이 예술이 아닐까요” 박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통해서도 관람자들이 편안함을 찾고 공감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진다. 그가 풍경을 선호하는 것도 그 이유에서다.
이번 전시는 국내 나눔 전시의 일환으로 서울 인사동 경인미술관과 라우갤러리, 서울 증산동 시루메 작은갤러리 등 3회에 걸쳐 이뤄지며 판매금액 일부는 증산동 생활이 어려운 학생 중 미술을 전공하는 학생을 선정해 장학금으로 지급될 예정이다.
박효식 작가 박효식 작가는 1960년 경기도 양평 출신이다. 지난 해 세계적으로 명성 있는 2017 프랑스르살롱 ‘Art en Capital’ 그랑팔레(파리, 프랑스) 살롱드오 텀(샹제리제 파리, 프랑스) 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1987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 프랑스, 미국, 일본 등 국내외에서 개인전, 단체전, 초대전 등을 치르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