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원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던 ‘고청 윤경렬 선생 기념관’ 건립사업이 이르면 오는 5월 첫 삽을 뜰 전망이다. 고청기념사업회와 문화유산국민신탁이 2011년 1월 27일 선생의 옛집 원형보존 및 기념관을 건립키로 협약을 체결한 뒤 7년여 만이다.
고청기념사업회에 따르면 최근 열린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심의결과 윤경렬 선생 기념관 건립 안이 시굴조사를 조건으로 가결됐다. 이에 따라 시굴조사 결과 문화재와의 영향이 없다고 결론나면 기념관은 5월 착공해 11월 준공될 예정이다.
기념관 건립에 소요되는 예산은 확보된 상태다. 건립주체인 문화유산국민신탁과 고청기념사업회 등은 확보된 예산 3억5000만원으로 먼저 기념관 본관을 건립할 예정이다. 기념관 건립 장소는 선생이 생전 기거하던 인왕동 고청정사 옆 터. 건축면적 162㎡, 연면적 258㎡, 지상 2층 규모로 건립한다. 선생의 옛집은 원형 보존해 관리할 예정이다.
기념관이 완공되면 갤러리, 문화사랑방, 공방 등을 만들고 선생의 저서와 각종 발간물을 전시할 계획이다. 또 공예품, 기념품 등을 개발해 관광 상품화하고 전국 학생들의 문화체험장 등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경주 남산자락과 국립경주박물관 사이에 자리한 옛집은 고청 선생이 1965년 처음 집터를 정해 1999년 11월 30일 타계할 때까지 신라문화연구에 힘 쏟던 곳이다.
고청사업기념회 김윤근(경주문화원장) 회장은 “그동안 예산 확보에 많은 어려움으로 당초 계획보다 많이 지연됐다. 오는 11월 30일 고청 선생 타계일에 맞춰 기념관이 개관할 수 있길 고대한다”며 “신라문화유산 보존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신 고청 선생의 뜻을 널리 알려 경주의 새로운 관광 명소로 키워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고청 선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추진한 기념관 건립사업 추진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타계 후 2002년 고청기념사업회 태동 때부터 기념관 건립이 본격 거론됐지만 옛집이 외지인에게 매각돼 난항을 겪었다. 그러다 2009년 문화유산국민신탁과 고청기념사업회의 협의로 옛집 보존과 기념관 건립은 새로운 국면을 맞는다.
그 해 12월 문화유산국민신탁 1억6000만원, 선생의 제자들이 모금한 금액 1000만원 등 총 1억7000만원으로 옛집을 비롯한 주변 부지를 매입한 것. 2011년 1월 국민유산문화신탁과 협약체결 후 기념관 건립이 탄력을 받는 듯했지만, 민간 차원의 사업 추진에 따른 한계에 봉착하며 사업추진은 또 지지부진했었다.
그러다 2016년 9·12 지진 당시 문화재청과 KT&G, 국민유산문화신탁이 지진 피해 문화재 복구지원 협약체결로 재원마련에 물꼬를 텄다. KT&G가 전달한 기금 5억원 중 문화재청은 2억3000만원을 복구비로 사용하고, 나머지 2억7000만원을 기념관 건립비로 문화유산국민신탁에 넘긴 것.
여기에 고청기념사업회 자체 모금액과 향후 시·도비 지원 등을 통해 기념관 건립 사업 예산을 확보해 본격 추진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