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이면 동부사적지와 황룡사 역사문화관 인근에 장관을 이루던 유채꽃이 올해는 그 수가 확연히 줄어들었다. 이유는 무엇일까? 그 원인은 겨울 가뭄과 동해 등의 영향으로 유채꽃 대부분이 죽어버렸거나 개화 시기가 2주 정도 늦어져 유채꽃을 볼 수 없었던 것이다.
벚꽃이 장관을 이루던 시기에 꽃망울을 터트리고 벚꽃이 지고 나면 만개하는 유채꽃. 경주 꽃놀이를 대표하던 유채꽃이 올해는 꽃망울을 제대로 피우지 못했다.
실제 지난해 동부사적지 일대와 황룡사 역사관 인근에 심어 두었던 유채꽃 대부분이 동해를 입었다. 그 결과 황룡사 역사관 인근에 심었던 유채꽃은 대부분 생육을 멈춰버렸고 그나마 동부사적지 인근 심었던 유채꽃 중 30%만이 살아남아 꽃망울을 피운 상태다.
이 같은 유채꽃 고사는 경주만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가뭄과 겨울 추위로 다른 지자체 유채꽃도 제대로 자라지 못한 상태다. 경상북도 농업기술원 구미화훼연구소 관계자는 “유채꽃은 일년생 종자식물로 동해에 약하다”면서 “특히 가뭄의 영향으로 타 지자체에서도 유채꽃이 제대로 자라지 못했다”고 밝혔다.
제대로 자라지 못한 유채꽃으로 대규모로 조성된 유채꽃단지는 어떻게 되는 걸까? 시는 옮겨심기가 가능한 곳은 단지를 유지하고 옮겨심기가 어려운 곳은 다른 작물로 대체할 계획이다.
유채꽃 단지를 관리하는 한성호 주무관은 “동부사적지는 관수 시설이 갖춰져 있어 살아남은 유채꽃을 옮겨 심고 있다”면서 “황룡사 역사관 인근은 관수 시설이 없어 유채꽃을 옮겨 심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통 유채꽃이 많이 자라 솎아내기 작업을 하는데 올해는 살아남은 유채꽃을 옮겨 심어 피해를 메우고 있다”면서 “현재는 듬성듬성 심겨 있지만 다 자라게 되면 유채꽃 단지는 지난해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9월에 씨를 뿌려 4월에 꽃을 피우는 유채꽃의 특성상 가뭄과 겨울 동해가 생육에 큰 영향을 준다. 지속되는 가뭄과 겨울 추위를 대비해 시는 양수기와 부직포 등으로 유채꽃의 동해를 막는다는 계획이다.
한성호 주무관은 “가뭄을 대비해 스프링클러를 설치하고 쌀겨와 부직포 등으로 성토할 계획이다”면서 “옮겨심기가 끝나면 25일 이후에는 활짝 핀 유채꽃을 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