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지역 곳곳에 갤러리가 하나 둘 생기면서 경주지역 미술저변확대에 힘을 더하고 있다. 경주시 현곡면 가삼골 한적한 시골마을에 갤러리 선(관장 이상호)이 지난 17일 새롭게 문을 열었다. 이날 개관식에는 한국미술협회 경주지부 박선영 지부장을 비롯 지역예술인 60여 명이 참석해 갤러리 선의 개관과 개관기념초대전을 축하했다. 갤러리 선은 개관기념전으로 한국화가 강민수 화백을 초청해 ‘문화의 향기전’이란 주제로 작품 24점을 다음달 14일까지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 강 화백은 옛 어른들이 입고 사용했던 삼베, 모시 등의 저고리, 조끼, 보자기 조각과 오징어 껍질을 작품의 바탕으로 사용해 관람객들의 흥미를 자아냈다. 강 화백은 기운생동을 추구하던 기존에 해왔던 풍경 작을 잠시 뒤로하고 이번 전시에서는 경주 곳곳의 소소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그의 작품 속에서는 과거와 현재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문 밖에만 나가도 경주는 다양한 문화재를 접할 수 있어요. 1972년 교직생활의 첫 걸음을 경주에서 내딛으며 경주와의 인연이 시작됐죠. 그동안 경주에 살면서 보고 느낀 문화재를 이번 전시 테마로 잡았습니다. 옛 유물과 연상되는 현 기물, 식물, 동물 등을 작품 속에 함께 등장시켜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고 있음을 표현 했습니다” 시간이 나면 박물관과 남산을 자주 찾는다는 강 화백은 남산에서 만난 목 없는 불상을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됐고, 남산 불상을 모티브로 ‘무념’ 작품을 하면서 강 화백은 작품에서 추구하는 바도 바뀌기 시작했다고 한다.
갈색 점무늬 배경이 매력적인 소품들이 관람자의 눈길을 끌고 있다. “울릉도에 발령을 받아 근무할 때였어요. 오징어를 찢어 먹는데 껍질이 넓게 벗겨지는 것을 보고 껍질에 그림을 그리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먹이 흡수되는 것도 종이와 비슷했어요. 그렇게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오피도가 탄생하게됐죠” 범정 강민수 화백은 1951년 경북 청송 출생으로 1977년 ‘신라왕경도’로 유명한 이재건 선생에게 사사했다.
신라미술대전, 경상북도미술대전(1979~1992), 경북교원실기대회(1981~1987), 대한민국미술대전(1982) 등의 공모전 수상경력이 있으며, 울릉도, 독도 실경전(2005)을 비롯해 6회의 개인전을 가졌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 무명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화 묵연회 회원들을 지도하며 후학양성에도 열정적으로 힘쓰고 있다. 한국화의 필선에서 모티브를 얻어 탄생된 갤러리 선. 이상호 관장(한국미술협회 경주지부, 한국화분과)은 “개관기념전시로 존경하는 강민수 화백을 모시게 돼서 영광이다”며 “주민들에게 갤러리의 문턱이 아직은 높은 것 같다. 앞으로 열린 문화예술공간으로서 미술 저변확대에 앞장서는 갤러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다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