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수는 전통자수를 현대화시킨 이용주 작가만의 자수기법이다. 실과 바늘로 수놓아 인간 극세예술의 한계를 보여준다는 평을 받고 있으며, 밑그림을 토대로 염색한 비단실을 바늘에 꿰어 점과 선, 그리고 면의 입체적인 수를 놓는다. 멀리서 보면 사진이나 극사실주의 회화처럼 보이기도 한다. 외국에서는 한국인이 모르는 한국의 보물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프랜치스코 교황,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셀린 디온 등 국내외 많은 유명인사가 이용주 작가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이용주 작가는 실크로드의 시발점이자 동단의 끝인 경주에 터를 잡고 실크예술의 진수를 전 세계에 보여주겠다는 결심으로 2014년 3월, 혼자수 미술관을 개관했다. 그는 세계 속의 경주를 알리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분투했다. 지난 2월말 경주시와 계약을 연장하며 계속해서 혼자수미술관을 운영하게 된 이용주 작가를 혼자수미술관에서 만났다. #작품 활동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무엇이며, 오래 공들인 작품을 관객들에게 선보일 때 기분은? 작품 활동 중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빛입니다. 자수는 결국 빛을 뜨는 일이거든요. 실의 빛, 공간의 빛을 가두어 화면에 남겨야 하기 때문이죠. 작품이 완성되면 늘 부족한 부분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하지만 관람객들이 작품을 감상하고 내보이는 감동만큼 그동안의 고생은 사라지죠. 다시 그들을 감동시킬 창작욕이 타오르게 되는데 그때가 짜릿합니다. #작품 활동에 있어 멘토가 있다면? 고전적이고 식상할 수 있지만 레오나르도다빈치 입니다. 그가 남긴 명언 한 줄로 대신합니다. “영혼과 손이 함께 작업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예술이 아니다”#작가만의 예술관 어떤 작품이건 작가의 고집이 들어가게 되면 작품이 완성됐을 때 관람자가 조금 혹은 많이 불편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때론 기쁨과 탄성으로 표출되기도 하고 거부와 의문으로 표출되기도 합니다. 어떤 형태의 감정이건 환영할만하지요. 그러나 예의 바르게 관람자를 먼저 배려 하다보면 오히려 그 예술은 실패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섬세하고 화려한 대작을 완성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다. 문하생들의 도움도 많이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문하생들에게 감사하죠. 혼자수 작업 자체 개념이 많은 공정과 시간이 요구되는 작업인 만큼 제자들의 도움을 받아 완성합니다.  그분들이 없다면 혼자수를 완성하는 시간이 훨씬 많이 걸리지요. 혼자수는 밑그림인 본을 잡고 그에 맞게 비단실을 염색하고, 꼬거나 푼 실로 입체감과 사실감, 홀로그램 현상이 나도록 수를 놓아 표현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저는 각기 다른 그 공정들을 총괄하며 밑본 그림, 실 염색부터 굵기 선정, 실의 꼬임과 풀어냄, 자수의 기법과 방향의 선정, 홀로그램으로 보여질 전체 그림까지 모든 과정을 총괄하죠. 문하생들은 제가 공급한 밑본천과 번호로 매겨진 색실을 가지고 제가 지시한 방법(‘사실감나는 손자수방법’ 2004년 발명특허 등록)과 방향에 맞춰 곱고 미려하게 작업해 작품을 완성합니다. 그분들은 창작에 직접적 관여는 없지만 훌륭한 동반자로서 혼자수를 완성시켜 주는 또 하나의 손이지요.#작품이 너무나 화려하고 정교하다. 그래서 간혹 기계수가 아닌지 의문을 갖는 이들이 있다. 저의 혼자수 작품을 자수기계가 따라 할 수 없는 이유는  첫째, 자수기는 바늘이 위에서 들어가면 밑실이 잡아주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바늘은 그냥 빠지니까요. 재봉틀을 생각하면 됩니다. 바늘이 들어가면 북에 있는 밑실이 잡아주죠. 그래서 그 밑실을 뽑으면 주루룩 실이 다 빠집니다. 그래서 자수 뒷면에 밑실 유무가 기계를 사용했는지를 알 수 있는 겁니다. 둘째, 자수기계는 노루발의 작은 홈 안에서 바늘이 상하작용을 하고 천을 움직입니다. 그렇기에 손으로 수놓는 것처럼 자유롭게 모든 방향으로 긴 땀과 좁은 땀으로 수를 놓지 못합니다. 셋째, 혼자수 작품의 얼굴부분이나 중요부분은 0.1mm 굵기의 실을 사용하여 수놓습니다. 자수기에 이 굵기의 실로 작업한다면 바늘이 들어가고 나오다가 장력에 의해 끊어집니다. 넷째, 컴퓨터자수기는 기계가 수놓을 수 있는 크기가 비단천의 폭크기에 정해져 있고, 모든 색실별로, 방향별로 데이터를 입력해서 작업해야 합니다. 제 작품과 같이 기계로 작업하려면 입력하는데에도 엄청난 시간과 인력이 소모될 것입니다. 또한 기계 자수의 바늘로 제가 사용하는 가는 자수바늘로 작업하는 작품의 땀과 정밀함을 따라 하지 못합니다. 혼자수는 손으로 하기에 비단폭을 이어가며 수십미터되는 작업도 할 수 있는 제가 발명한 자수틀로 작업합니다. 이것 또한 기계로는 불가한 작업입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전통은 과거에서 출발해 미래에 닿게 됩니다. 전통 자수를 현대화시켜 혼을 담은 작업으로, 후손에게 남길 작품을 만드는 것입니다. 현재에 충실해 또 하나의 전통을 미래를 살아갈 후손들에게 남기고 싶습니다. 우리에게 한 점도 없는 교과서에 나오는 세계명화를 제작해 아이들에게 미술을 가르치고 현대사에 남을 인물들의 초상화, 없어질 소나무, 제가 작업하여 완성한 왕오천축국전이나 화성능행도처럼 고려불화와 우리문화재 중에 훼손된 작품들이나 아이들이 가까이서 보아야 할 교육적인 작품들을 혼자수로 재창현해 후손에게 남기는 작업을 할 것입니다. 현재 교과서에 나오는 세계 명화 394점 중 200점을 완성했고, 나머지를 완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회화의 수명은 유화물감이나 먹의 재료에서 고형재인 테라핀과 아교가 500년이 되기 전에 부서져내려 수명이 짧습니다. 비단자수는 염색된 실을 묶어 매는 방식이기에 작품으로서 직사광선만 피한다면 선암사와 중국 마황퇴한묘의 자수처럼 약 1000년, 2000년이 되어도 보존될 수 있기에 훗날 문화유산이 될 작품들을 제작하는 것입니다. 경주 시내 봉황대 광장에 자리 잡고 있는 이용주 혼자수 미술관은 고객에게 다가가는 미술관, 문화와의 소통을 위한 카페도 운영할 예정이다. 이 작가는 4월부터 인사동네거리 한국관광협회 갤러리에서 교과서명화전을 시리즈로 전시할 예정이며 부산과 포항에서도 혼자수뮤지엄&카페를 열어 경주를 홍보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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