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 푸른 하늘을 수놓은 제14회 경주전국연날리기대회가 지난 11일 황룡사지 일원에서 열렸다. 경주문화원이 주최하고 경주전통연보존회가 주관하는 경주전국연날리기대회는 14년째 전국 연날리기 동호인들이 경주를 찾아 황룡사지가 전통 연의 역사를 이어가는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삼국사기에도 김유신 장군과 관련된 연 날리기 일화가 소개돼 경주가 연의 발상지로서 전통 연의 역사를 계승하는 의미도 지니고 있다.
이날 대회는 전국에서 온 연 동호인들의 스릴 넘치는 방패연싸움에서부터 푸른 창공을 수놓은 각양각색의 창작연들이 장관을 이뤄 참가자들은 물론 시민과 관광객의 눈을 즐겁게 했다. 또 읍면동 대항전은 연의 본고장인 만큼 지역을 대표하는 주민들이 가오리연을 자체 제작해 하늘 높이 날리며 액운을 떨치고 한해의 밝은 희망을 염원했다.
솔솔 부는 봄바람을 즐기려는 가족단위 나들객들도 평소 접하기 힘들었던 연날리기와 부대행사로 진행된 풍물 길놀이를 비롯해 연 만들기 체험, 투호놀이 등 다양한 체험행사로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한편 이날 연날리기대회에는 특별한 손님들도 찾았다. 북쪽에 고향을 둔 북향민과 북한이탈주민들이 그 주인공으로, 멀리 고향을 향해 소식을 전하듯 연을 멀리 띄우고, 통일을 염원하는 소망을 담아 하늘로 날려 보냈다.
한 북향민은 “하늘에 떠있는 연을 보면 멀리 있는 고향 생각도 나고 다시 찾을 꿈도 이뤄질 것 같은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최양식 시장은 “옛 부터 연날리기는 송액영복(送厄迎福)이라해 묵은해 액운을 실에 담아 하늘로 날려 보내고, 밝고 희망찬 마음과 행복을 맞이한다는 의미가 있다”며 “역사의 현장 황룡사에서 열려 아이들에게는 잊혀져가는 전통문화를 알리고 어른들에게는 옛 추억을 되살리는 좋은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대회에서 초등부 연높이 날리기 부문 1등에 김민찬 학생(거제중곡초6)이, 읍면동 연높이날리기 부문 1등에는 천북면이, 연싸움 부문 1등에 진주시 박성윤 씨가, 왕위전 1등에는 통영시 김명문 씨가 각각 차지해 상장과 상금을 받았다.
이날 수상자들은 “예년에 비해 대회 상황이 많이 좋아졌다. 오늘은 특히나 바람이 적당히 불어 연날리기 좋은 날씨였다”며 “앞으로도 연날리기와 같은 우리민속 전통행사들이 많아져 우리전통문화가 지속적으로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