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영(金鍾瑛, 1915~1982)은 경남 창원에서 태어났다. 휘문고보에서 예술가의 꿈을 키운 그는 은사인 장발(張勃, 1901~2001, 대한민국예술원 초대회원)의 권유로 일본 동경미술학교 조각과에 입학해 본격적으로 조각가의 길로 들어섰다. 1946년 서울대학교 예술대학에 미술학부 조소과 초대교수를 역임하고, 1946년 대한민국미술전람회(국전)가 시작되자 추천작가로 출품했다. 이후 국전 초대작가, 심사위원을 역임했다. 1953년 런던에서 개최된 국제조각전에 출품해 수상했고, 1965년 상파울루비엔날레 등 많은 국제전에도 참가했다. 1963년 서울 파고다공원에 〈3·1운동 기념상〉을 제작했으며, 1976년에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 됐다. 김종영은 평생을 조각자이자 교육자로 헌신했다. 그의 유지를 기리고자 유족과 후학이 뜻을 모아 2002년 서울 종로구 평창동에 김종영미술관을 개관했다. 미술관에서는 김종영의 연구뿐 아니라 평면, 입체를 구분하지 않고 폭넓은 장르의 예술을 소개하며 역량 있는 작가를 지원하고 있다. 1950년대에는 여인상과 모자상 등을 소재로 표현적인 형상에 중심을 둔 구상작품을 제작했지만 1960년대부터는 나무, 금속, 대리석 등을 재료로 단순하고 명쾌한 형태의 추상작품으로 변모했다. 그의 작품은 구성적이고 공간적이지만 생명력을 가진 다양한 에너지로 유기적이다. 현재 전시 중인 작품 〈작품81-1〉은 김종영이 별세하기 약 1년전 제작한 작품으로 고건축을 보수하면서 나온 자재를 활용했다. 나무가 가진 본연의 성질을 존중하고 형태의 견고성을 유지하면서 무한한 공간을 나타냈다. 그의 방법론인 ‘불각(不刻)’은 대상에 억지스러운 변형을 삼가고 본질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절제된 조각을 뜻한다. 무엇을 억지스럽게 하지 않으며 스스로 그러한 대로 사는 노자의 ‘무위(無爲)’사상이 그가 지향한 ‘불각’의 의미와 상통한다. 조각하지 않는 조각가 김종영의 삶과 예술은 한국 현대조각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다.*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대한민예술원 특별전 : 대한민국 근현대미술의 거장 59인》(2018.02.06.∼2018.03.28.)에서 김종영의 〈작품81-1〉(1981)을 관람하실 수 있습니다. --------------------------------------------------------------------------------------------------------------제공=김아림 (재)경주문화재단 예술지원팀 차장,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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