子曰 人而不仁 如禮何? 人而不仁 如樂何?
자왈 인이불인이면 여예하며 인이불인이면 여악하오?
<주석> 不仁 :仁이 없는 마음을 말한다. 如何 :어쩌느냐? 와 같다. 무릇 “어찌 할 거냐? “어떻게 할 거냐?”가 이런 것이다. <번역>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이 만약에 어진 마음(仁心)이 없다면 예를 행한다 하여도 어찌 진정한 예가 될 것인가? 사람이 만약 仁心이 없다면 음악을 한다 하여도 어찌 진정한 음악이라 할 것인가? <묵상> 여기서 仁이 무엇이냐가 문제가 된다. 흔히 “어짊”이라 번역을 하는데 그 “어질다.”는 게 무엇이냐고 할 때 대답할 말이 쉽지는 않다. 그러나 일반적, 상식으로는 사랑에다 착함이 보태어진 것이 아닌가 여겨진다. 이런 사랑하는 마음, 착한 마음이 없다면 禮도 樂도 다 헛것이라는 것이다. 유가에서 생명처럼 받드는 禮도 그리고 사람을 순전하게 한다는 樂도 다 소용없고 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아주 옳은 말씀이라 여겨진다. 신약 성경에도 사랑이 없다면 믿음도 소망도 소용없다고 하였다. 이와 같은 맥락의 말씀이라 생각한다. 인이나 사랑이 없는 어떠한 아름다운 일도 다 자기 이욕이요, 혹은 자기도취일 뿐일 것이다.
-子曰 夷狄之有君 不如諸夏之亡也.
자왈 이적지 유군이 불여제하지망야니라.
<주석> 夷狄 :오랑캐의 나라. 異邦을 가리킨다. 諸夏 :중국을 가리킨다. 각국 제후를 말한다. <번역>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오랑캐 나라에도 오히려 임금이 있거늘 중국의 제후들은 참람하여 도리어 군신의 명분이 없어졌다.
<묵상> 이 장은 그 해석에서 좀 논란이 있다. 위의 말을 액면 그대로 해석하면 “오랑캐의 나라에 임금이 있어도 제하의 나라에 임금이 없음만 못하다.” 가 되어 오랑캐 나라를 아주 폄하하는 말이 된다. 그런데 지금까지의 공자의 말씀은 제후의 참람함을 개탄하였으므로 이런 맥락에서 보면 정 반대로 오랑캐 나라를 오히려 추켜세우는 듯 하면서 제후를 꾸짖는 결과가 된다. 아무래도 전체 공자의 사상으로 보아 후자의 해석이 맞는 듯하다. 중국은 예로부터 자기들은 세계의 중심으로 天子의 나라이고 그 주위는 모두 오랑캐라 여기었다. 그래서 東夷, 西戎, 南蠻, 北狄이라 부르며 업신여기었다. 그러므로 공자의 위의 말씀도 해석을 이렇게 하든 저렇게 하든 오랑캐를 얕보는 생각은 그 기저에 있는 것이다. 이는 오늘날도 엄연히 존재하는 중화민족의 유전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