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첼 독타마(33, 이하 레첼) 씨는 2014년 결혼을 통해 경주 산내에서 한국생활을 시작했다. 공부를 잘했던 레첼 씨는 필리핀에서 간호사로 일하며 종교를 통해 남편을 알게 됐다.
레첼 씨 역시 한국생활 초반에는 다른 이주여성들처럼 익숙하지 않은 문화로 인해서 적응하기가 힘들었다. 명절, 제사, 언어 등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레첼 씨가 힘들었던 것은 ‘언어’, 그중에서도 인사와 존댓말이었다. 어른과 아이에게 하는 인사가 각각 다른 한국의 존댓말이 레첼 씨에겐 어려웠던 것.
“지금도 존댓말이 어려워요. 공부는 하고 있지만 이해가 잘 안되고,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어려웠어요. 그리고 다른 말인데 뜻이 같은 경우에도 이해를 잘 못하겠어요”
낯선 곳의 낯선 환경, 거기다 언어도 통하지 않아 힘들었지만, 조금씩 적응해가는 재미도 있었다. 특히 한국음식에 아주 만족한다고 했다.
“김치와 된장찌개는 처음에는 적응하기 힘들었어요. 하지만 계속 먹다보니 너무 맛있어요. 그리고 이제는 제법 한국요리도 잘 하게 됐어요. 잡채, 김밥, 콩나물무침 같은 음식도 만들 수 있게 됐어요”
한국생활 5년차인 레첼 씨. 이제는 한국생활도 그럭저럭 익숙해졌고, 필리핀에서처럼 간호사는 아니지만 취업도 했다. 낮에는 일을 하고, 퇴근 후 저녁이면 외국인방범대 활동도 하고 있다.
“아직 한국어가 많이 익숙하지 않아서 직장에서 힘들기도 하지만 재미있어요. 일을 하는 것도 재미있고, 퇴근 후 하는 방범활동도 재미있어요”
한국생활이 재미있다는 레첼 씨. 고향의 가족들이 한국에 온다면 꼭 보여주고 싶은 곳이 경주의 보문단지와 불국사, 그리고 서울이라고 했다. 또한 한국의 사계절을 보여주고 싶은데 그 중 겨울을 체험시켜주고 싶다고 했다.
“서울은 그냥 한국의 수도니까 대도시를 보여주고 싶어요. 경주는 정말 아름답고, 제가 지내는 곳이기도 하니까 보여주고 싶어요. 특히 보문단지를 가족들과 산책하고 싶어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아름다운 곳이 보문단지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겨울을 꼭 보여주고 싶어요. ‘눈’을 한국에서 처음 봤어요. 그래서 고향의 가족들에게 눈을 보여주고 싶어요. 필리핀은 따뜻하니까 눈을 볼 기회가 없어요”
고향의 가족들에게 한국을 소개하고 싶고, 한국의 가족들과는 여행을 다니고 싶다는 레첼 씨. 아직은 어려운 한국어도 더 공부해야 하고, 회사에서 한 사람 몫을 하기 위해 노력도 해야하는 등 할 일이 많지만 열심히 노력해보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