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발간한 사순 묵상집은 그 당시 100만부가 넘게 판매되며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어요. 세월이 지나면서 다소 추상적 이미지를 선보였던 그 책을 보며 늘 아쉬움이 컸죠. 이번 사순 묵상집의 발간을 통해 그동안 아쉬웠던 부분들이 해소돼 개인적으로도 감사하고 보람됐어요” 가톨릭 신자들이라면 누구나 사순 시기는 부활을 기쁘게 맞이하기 위해 준비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임을 알고 있다. 사순 시기를 보내면서 새로운 결심을 하는 이들이 많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이들에게 꼭 필요한 서적. 사순 시기를 뜻깊게 보낼 수 있도록 매일 묵상과 기도, 실천까지 하도록 이끌어 주는 사순 시기 묵상집 ‘사순, 날마다 새로워지는 선물’이 가톨릭출판사에서 출간됐다. 서울대교구 유경촌 주교 글과 정미연 화백이 그린 성화로 발간된 이 책은 ‘내가 발을 씻어 준다는 것은(바오로딸, 2004)’의 개정·중보판이다. 지난달 25일 ‘사순, 날마다 새로워지는 선물’의 삽화에 참여한 정미연 화백을 남산 아래 배동 작업실에서 만났다. "주교님의 글은 여러 번 읽어도 그 상황에 따라 다른 울림을 주십니다. 사순시기 하루하루를 복음말씀으로 신자들을 이끌어 내줄 수 있는 글의 표현력과 깊이에 늘 감동하죠” 유경촌 주교가 쓴 글에는 성경에 대한 깊은 이해와 묵상, 신심이 잘 드러나 있어서 모두가 공감하며 쉽게 읽고 묵상할 수 있다. 때로는 독자가 성경의 인물에 자신을 비추어 생각해 보게 하고, 때로는 고난을 받는 예수의 마음을 헤아려 보도록 안내한다. 마치 독자들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듯 독자의 깊은 내면에 말을 걸고 있다. 신앙을 일깨우는 활발한 작품 활동으로 이미 독자들에게 친숙하고 잘 알려진 정미연 화백은 유 주교의 영적 안내를 독자들이 잘 따라가도록 성화로 밝혀 주고 있다. “이번 삽화 작업을 할 때 작은 딸이 출산을 앞두고 있었던지라 서울에서 머물며, 딸아이의 바라지를 하며 작업에 임했습니다. 시간적인 여유도 물론 많지 않았지만 무엇에 사로잡힌 듯 정말 푹 빠져서 한 달 만에 47점의 성화를 완성했습니다. 초판에서는 주로 추상적인 이미지를 표현하다보니 성경구절의 이해를 돕기에 한계가 있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이번 삽화에서는 구체적으로 형상화한 성화를 그렸습니다” 자신의 깊은 신앙심을 담아 성화를 그려왔던 정 작가는 이 책의 삽화 작업을 하는 동안 뜨거운 기운이 내려와 자신을 움직이고 있음을 느꼈다고. “삽화는 글을 돕기 위한 그림입니다. 글에 침잠 돼 기도를 유도할 수 있는 메커니즘으로, 영성을 깊이 뽑아낼 수 있는 맑고 푸른색을 선택했죠.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영원의 색으로 푸른색 이상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순시기 매일 묵상집인 이 책은 매일 그날의 성경구절을 읽고 묵상한 자신의 결심과 실천사항을 적을 수 있도록 구성돼 있으며, 해마다 볼 수 있는 사순 묵상집이라는 점이 다른 묵상집과 차별화된 가장 큰 특징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무심코 가졌던 잘못된 생각, 버릇처럼 대는 핑계, 소홀히 여기며 지나친 부분 등 자신의 지금껏 한 생각과 행동을 성찰하게 될 것이며, 또 책에 실린 그림들을 보고 묵상하면서 작가가 느낀 깊은 감동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사순 묵상집에 실린 정미연 화백의 성화는 주보표지로 선보였던 성화 54점과 ‘에밀 타케 신부님을 만나다’ 시리즈 작품들과 함께 오는 3월 14일부터 25일까지 명동성당 1898갤러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어 3월 28일부터 4월 10일까지 대구범어성당 드망즈 갤러리에서 는 ‘에밀타케 신부님을 만나다’ 작품 대신 이육사 시집의 삽화작품이 묵상집에 실린 성화와 주보표지로 선보였던 성화가 함께 선보인다. 유경촌 주교는 1992년 1월 사제품을 받았다. 1988년부터 1998년까지 독일 뷔르츠부르크 대학교와 프랑크푸르트의 상트게오르겐 대학교에서 신학을 전공,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교구 목5동 성당 보좌 신부를 거쳐 가톨릭대학교 교수, 통합사목연구소 소장을 역임했으며, 2013년 8월부터 명일동 성당 주임 신부로 사목했다. 같은 해 12월 30일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서울대교구 보좌 주교로 임명되어 이듬해 2월 5일 주교로 서품되었다. 저서로는 《21세기 신앙인에게》 등이 있다. 정미연 화백은 효성여대 회화과 졸업하고 뉴욕 Art Student of League를 수학했다. 1995년 세검정 성당 기공 기념 개인전을 비롯해 정미연 테라코타전(가나아트 스페이스), Third Millennium Figures of the Future(로마, 한국 대표), 세계 평화 미술전, 정미연 생의 표정들전, 예수 수난 2인전, 정미연 생의 하모니전, Ite Missa Est(가나아트센터 미루), 형과 색으로 드리는 기도(평화화랑), 하느님의 시간, 인간의 시간(가나인사아트 초대전) 등의 전시와 여주 사도의 모후 집(바오로딸) 성당 십자가상, 14처, 감실, 성모상 제작, 성결대학교 홍대실 홀 벽화 등을 작업했다.  묵상 그림집으로는 《그리스 수도원 화첩 기행》(글·그림), 《내가 발을 씻어 준다는 것은》(그림), 《이육사 탄생 110주년 기념 시화집-한 개의 별을 노래하자》(그림), 《하느님의 시간, 인간의 시간》(글·그림)을 출판했다. 2015년에는 표지와 ‘그림으로 읽는 복음’을 1년 동안 연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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