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으로 지역 저수지 저수율이 50% 이하로 떨어지면서 향후 농업용수 및 식수 부족 등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경주시의 영구적 가뭄대책 수립은 현실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대체로 과거 10년 주기마다 찾아오던 가뭄현상이 최근 이상기후로 인해 2년에 한 번꼴로 잦아지고 있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걸음마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것. 기상청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최근 6년간 경주지역 강우량 등 분석결과 2년에 한 번씩 연간강우량이 1000mm 이하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주기로 가뭄이 찾아왔다는 것. 2012년 연간강우량 1274.5mm, 2013년 820.8mm, 2014년 1274.1mm, 2015년 976.7mm, 2016년 1251.4mm, 2017년 590.7mm였다. 강우일수는 각각 108일, 101일, 111일, 120일, 107일, 90일이었다. 특히 지난해는 강우일수 90일, 연간강우량은 590.7mm로 최근 6년간 가장 가물었던 해로 기록됐다. 이에 따라 저수지 저수율 역시 지난 23일 현재 48.8%로 최근 6년 가운데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전국 평균 저수율 70%, 경북 평균 71%에 훨씬 못 미치는 수치다. 또 경북도내서 유일하게 저수율 50% 미만으로 심각단계가 발령 중에 있다. 특히 지역 내 주요저수지의 저수율은 지역 평균인 48.8%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수원인 덕동댐 42.9%, 보문지 36.8%, 안강 하곡지 43.6%, 서면 심곡지 31.6%, 건천 송선지 46.4%, 내남 박달지 35.9%, 천북 성지지 35.5%, 현곡 남사지 41.2% 등 주요저수지의 저수율은 심각한 수준이다. 이처럼 지속적인 가뭄으로 저수지마다 바닥을 드러낼 위기에 처하자 경주시와 농어촌공사 등 관련기관은 비상이 걸렸다. 경주시는 4월말까지 저수율 80%를 목표로 물채우기 계획을 수립하고 시행 중에 있다. 경주시 441개 저수지의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저수지 물채우기를 시행해 현재 토상지, 연지, 순지 등은 저수율 100%를 채웠다. 이와 함께 저수지 준설을 병행시행하고 있다. 또 식수공급을 위해 보문 보조취수장에 형산강 하천수를 비상공급(1만5000톤/일)하고, 탑동 보조 취수장(1500톤)을 가동하는 등 덕동댐 수원 감소를 최대한 막고 있다. 또 한국수자원공사 광역상수원 공급량을 추가(1만5천톤/일)로 공급받고 급수구역도 개편하는 한편 전 시민을 대상으로 물 절약 운동을 전개하고 적극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농어촌공사 경주지사도 경주시에 맞춰 남사지, 심곡지, 내태지, 성지지, 품산지, 석계지 등 대형저수지 보조수원을 가동해 담수량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시 관계자는 “계속되는 가뭄으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지만, 다양한 방책을 마련해 시민들의 생활에 불편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같은 대책은 직면한 상황에 대응하기 위한 단기적인 대응이라는 지적이다. 영구적인 가뭄대책이 아니라 응급조치에 불과하다는 것. 대형저수지 추가 준설 등 향후 어떤 형태로 찾아올지 모르는 가뭄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과거 가뭄대책으로 저수지와 관정시설이 늘면서 논농사에 필요한 물 문제는 해결되는 듯 했지만 최근엔 강수량이 줄어 임시방편적 대응으로는 해결이 어렵다는 것. 경주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기상 통계에서 알 수 있듯이 2년에 한 번꼴로 가뭄이 닥쳐오는데 경주시가 아무런 대책 마련 없이 가뭄에 속수무책”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자체 차원에서 수원 관리를 통한 가뭄대책 시행이 어려울 수는 있지만 지역의 현재 상황으로는 정부에 보다 적극적인 건의와 함께 재정지원을 받아 영구대책 수립을 서둘러 착수해야 한다”며 “경주시 차원에서 가능한 항구적인 수원 관리에 행정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최양식 시장이 지난해 국토부 관계자자 가뭄현장 방문에서 형산강 ‘예기청소’ 지역에 100여만톤의 물을 저장할 수 있는 지하저수조를 건의했고,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 수자원공사에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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