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시장 청년몰에서 창업을 시작한 A 씨는 가게를 정리하고 이곳을 떠날 생각이다. 창업을 시작한 지 불과 8개월여 정도밖에 되지 않았기에 더 견뎌보려 고민하고 노력도 했다. 하지만 되돌아오는 것은 월세와 관리비 부담뿐이었다.
“지난해 5월 개장 초기에는 그래도 지금보다는 상황이 나았죠. 하지만 시민들의 관심이 멀어지자 이곳을 찾는 이들이 점점 줄어들었고 덩달아 매출도 떨어졌습니다”
평균 월매출이 70여 만원에 그치고 있다는 A 씨는 당장 다음 달부터 부담해야 할 월세와 공동관리비까지 내고 나면 남는 것이 없다고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누군가는 우릴 향해 ‘청년창업자’가 아니라 ‘청년 먹튀’라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억울합니다. 먹은 것이 있어야하는데 오히려 우리의 시간과 기회비용을 날린 셈이죠. 당연히 금전적 손해도 함께요”
그는 청년창업자였지만 이제는 청년창업 사업 자체를 반대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창업자들 입장에선 임대료도 지원해주고 인테리어와 홍보도 지원해주는 창업에 혹하게 됩니다. 뭐든지 다 지원해주니깐 큰 고민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할 수 있었죠. 하지만 그만큼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창업이 쉽게 떠날 수도 있는 것이죠.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창업 지원이 아닌 취업을 통한 일자리 제공입니다”
전통시장 활성화와 청년실업 해결의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시작된 전통시장 청년창업 사업이 개장 9개월 만에 청년 창업가의 잇따른 이탈로 우려를 낳고 있다. 북부시장 청년몰에 입점한 18개 점포 중 5곳이 문을 닫았으며 다른 청년창업가 3~4곳도 북부시장을 떠날 계획이기 때문이다.
북부시장 청년몰 조성사업은 북부상가시장 내 빈 공간을 활용한 청년몰 조성지원으로 전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약 13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사업이다.
지난해 5월 정식 개장한 북부시장 청년몰 조성사업은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던 사업이었다. 예산 투입으로 창업자들에게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고 청년창업가들이 함께 모였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유동인구 부족과 향후 발생할 월세와 관리비 부담 때문이다.
북부시장 청년몰 개장 9개월이 흐른 1월 초, 창업가들의 이탈이 현실화가 되고 말았다. 전체 18곳 가운데 이미 5곳이 문을 닫았으며 3~4곳도 이곳을 떠나기 위해 다른 세입자를 물색하고 있었다.
이들이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 창업을 포기한 이유는 월세와 관리비, 유동인구 때문이다.
청년몰 조성사업에 참가한 창업가들은 올 1월까지 40만원에 달하는 월세와 공동관리비 등을 지원받는다. 하지만 월세와 관리비 지원이 끝나는 시점이 다가오자 청년 창업가들이 하나둘 빠져나가기 시작한 것.
북부시장을 떠난 창업가 B 씨는 “장사가 잘되면 월세 부담은 없지만 유동인구 적은 북부시장에서 월세 40만원의 부담은 크다. 거기에다 공동관리비가 10만원이 넘어 사실상 50만원 이상 부담이 증가하게 된다”면서 “앞으로 창업자들이 더 나가게 되면 남은 창업가들의 공동관리비 부담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청년몰 자체가 청년에게 도움이 됐지만 솔직히 말하면 상가 주인들에게 도움이 된 사업이다”면서 “정말 쓰러져가는 공간이 공적 자금 투입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여기에 대부분 자금이 소요된 것 같다”고 말했다.
북부상가시장 청년몰 조성을 담당했던 전 북부상가시장 청년몰 조성사업단 박정호 단장은 창업가들의 의식 부족이 아쉽다고 말한다. 박 단장은 청년몰 조성사업은 인프라 구축에 사업비 집중, 청년몰 정착에 1년이란 짧은 시간, 상권 형성 등의 한계가 있었지만 그것을 뛰어넘는 것은 창업가의 몫이라는 것.
그는 “청년몰은 청년 창업가들이 함께 모인 곳으로 창업가 간 교류와 자치기구 등을 통해 함께 만들어 나가는 곳이다. 하지만 창업가들은 규제를 받는 청년몰이 아니라 개인 사업장으로 여기는 것이 문제다”면서 “또한 창업가의 책임성도 결여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빠지는 점포에 대해서는 만 39세 이하의 창업자를 우선적으로 받을 계획이다”면서 “지역에 청년창업자들이 한데 모인 곳은 이곳뿐이다. 시민들이 관심을 가져준다면 창업자들이 성공의 발판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