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018년 무술년(戊戌年)은 황금개띠 해라고 한다. 황금개띠 해라고 부르는 의미는 무술년(戊戌年)의 무(戊)는 하늘의 에너지로 큰 흙산을 의미하며, 색으로는 노란색 혹은 황금색을 나타낸다. 술(戌)은 땅의 에너지로 십이간지 동물 중 11번째 동물인 개를 말하는데, 이 둘을 합쳐서 황금개띠라고 부른다. 우리 민족에게 개라는 동물은 다른 동물보다 가장 친밀하게 지내온 동물이었다. 예로부터 개를 기르면 잡귀와 액운을 물리치고 집안의 행복을 지켜주기도 한다고 믿어 왔다. 조선시대의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새해가 되면 부적으로 개 그림을 그려 곳간 문에 붙였다는 기록이 전해온다. 또한 개는 사람들의 나이에 관계하는 열두 띠 동물 중의 하나로서 우리 문화의 곳곳에서 발견되기도 하고 지역마다 개무덤이 전해오고 각종 이야기나 전설에도 자주 등장한다. 그러나 개에 대한 좋지 못한 편견도 심하여 개를 멀리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런 연유로 매우 흔하고 좋지 못한 것 앞에는 ‘개’자를 붙이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개를 좋아하여 꾸준히 사육해 왔으며, 오늘날 개는 반려동물로서 자리를 굳히고 애견인들의 숫자가 1000만 명이나 된다고 한다. 우리 경주에는 역사적으로 오래 전부터 유명한 개가 있었다. 바로 ‘경주개 동경이’이다. 올해 개띠의 해에 경주개 동경이를 소개하지 않을 수가 없다. 경주개 동경이는 5~6세기 신라고분에서 출토되는 신라 동물 토우로 발굴되어 역사적 고증이 되었다. 경주개 동경이는 우리나라 토종개 중에서 문헌 기록상 가장 오래된 개이다. 『동경잡기(東京雜記 : 1669년, 경주부윤 민주면)』,『증보문헌비고(增補文獻備考 : 홍복한, 1770년)』등에 경주 주변에 살고 있는 꼬리 짧은 개를 동경구(東京狗)라 한다는 기록이 있으며, 19세기 이규경이 서술한『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는 “동경이가 노루와 사슴꼬리를 닮아 장자구(獐子狗) 또는 녹미구(鹿尾狗)라 불렀다” 라는 기록이 있다. 신라 고분군에서 출토되는 꼬리 짧은 개 모양의 토우와 토기 파편을 볼 때 경주개 동경이는 신라시대부터 사육됐던 토종개로 추정된다. ‘동경이’란 이름은 고려시대 때 경주의 옛지명인 동경(東京)에서 유래되었으며, 현재 국어대사전(1982, 이희승) 등에도 “경주지역에 살고 있는 꼬리 짧은 개를 동경이, 동경개라 한다”는 기록이 있다. 경주개 동경이는 외형적으로 꼬리가 없거나 짧은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털의 색깔로 백구, 황구, 흑구, 호구 등으로 구분하고 있다. 동경이는 사람을 잘 따르는 성격으로 처음 보는 사람과도 금방 친해질 수 있는 우수한 친화성을 가지고 있고, 사람에게 공격적이거나 위협하는 행동을 하지 않고 회피하지는 않는 품성을 갖고 있다. 또한 뛰어난 후각, 청각, 순발력, 점프력과 똑똑한 지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훈련을 잘 소화하는 능력이 있으며, 태어날 때부터 자신의 몸을 정갈하게 가꾸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서 대소변은 주거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해결하는 청결성을 가지고 있다. 경주개 동경이의 모습은 1930년대 울산 학성관 종루 앞에서 찍힌 사진이 마지막 영상기록으로 경주 주변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이렇게 경주개 동경이의 멸종위기를 안타까워한 경주의 몇몇 연구가들이 혈통고정화 연구를 꾸준히 한 결과 2008년 제1회 경주시민의 날에 경주개동경이 원형을 공개하고, 2009년 11월에 사단법인 한국 경주개 동경이 보존협회가 설립됐다. 그리고 경주개 동경이는 진도의 진돗개(제53호)와 경산의 삽살개(제368호)에 이어 2012년 11월 한국 토종개로는 세번째로 천연기념물 제540호로 지정됐다. 한국 경주개 동경이 보존협회는 해마다 대한민국 국견대회 및 학술대회, 개판축제 등의 행사를 열어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진돗개와 삽살개, 동경이 등 혈통보존이 잘 된 우리 토종개들의 우수성을 알리고 반려견과 함께 애견가족들이 함께하여 한바탕의 잔치를 벌인다. 국견이란 우리나라 문화재청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개들을 말한다. 이러한 행사를 통해 경주개 동경이를 알리고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많은 주목을 받으며 경주에 새로운 관광거리를 만들어 흥미를 불러일으킨 성공적인 행사였다고 본다. 그동안 동경이보존협회의 역사도 일천하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 국견대회 행사를 훌륭하게 치룬 배경에는 시당국과 동경이보존협회의 노력도 있었지만 지역 모기업의 지원이 큰 힘이 됐다. 그러나 예산지원이 많이 줄어서 종전의 행사처럼 치르기가 어렵다는 걱정을 벌써부터 하고 있다. 지역의 굵직한 문화사업에 후원을 아끼지 않는 기업에 박수를 보내며, 지속적인 후원이 있기를 기대한다. 경주개 동경이보존협회에서는 용명리 탑골마을을 경주개 동경이 마을로 지정해 집집마다 사육을 하고 있으며, 소정의 절차를 거쳐서 일반에게도 분양을 실시하고 있다. 이제 경주개 동경이는 경주의 명물이며, 훌륭한 관광자원이다. 경주개 동경이를 활용하여 문화관광콘텐츠 개발 및 캐릭터 등의 새로운 관광상품화와 더욱 새련된 전국 규모의 국견대회를 개최함으로써 많은 관광객 유치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한 몫을 해야 할 것이다. 개의 해를 맞이해 올해는 더욱 나은 성공적인 행사를 위해서 내실을 기하고 홍보를 많이 해서 전국의 토종견 및 애견 가족뿐만 아니라 국내외 관광객들이 경주를 찾아올 수 있도록 지금부터 최선의 노력을 다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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