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성 건축의 미학 展은 우양미술관에서 개최되는 첫 건축전으로 우양미술관의 건축가이자 한국근현대건축 발전에 크게 공헌한 김종성의 건축미학을 조망한다.
이번전시는 우양미술관을 비롯해 육군사관학교 도서관, 올림픽 역도경기장, 밀레니엄 서울힐튼, SK서린빌딩, 서울대학교 박물관, 서울역사박물관 등 7작품의 건축물을 건축모형과 사진, 도면 등으로 선보이고 있다. 또 디지털 영상, 실물자료와 함께 어려운 건축 용어도 알기 쉽게 풀어 설명하고 있어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
건축가 김종성은 미국 일리노이 공과대학에서 세계 근대건축의 4대 거장으로 추앙받는 미스 반 데어 로에의 유일한 한국인 제자로서 스승의 건축적 원리들을 계승하면서도 자신만의 건축스타일, 다시 말해 시대의 기술이 융합된 안정적인 구조를 추구했다.
경주시 신평동에 위치한 우양미술관은 1987년 설계를 시작해 1991년 완공됐다. 우양미술관은 관광단지 내에 숙박시설(힐튼경주)과 예술공간을 접목시킨 대표적 사례이며, 김종성 건축미학인 철저한 구조의 합리성과 단순명료한 공간구성, 재료 그 자체의 사용, 자연광의 유입으로 공간에 빛의 구현이 잘 드러나는 건축물이다.
우양미술관은 두 개의 직방형 매스가 부분 2층으로 결합돼 있으며, 자연광을 고려해 남북측으로 위치됐다. 전체적인 공간 구성은 좌측의 전시공간과 우측의 기타공간이 중심홀을 기준으로 결합된 형태이며, 중심홀 상부가 오픈됐다. 전시공간은 어떤 장르의 전시라도 무리 없이 수용가능 하도록 최소한의 기둥, 높은 천장, 단일공간을 구성함으로써 기능에 충실한 구조적 합리성을 이뤘다.
김종성의 건축에서 모듈체계가 모든 설계과정의 바탕을 형성한다는 점에서는 그의 스승 미스 반 데어 로에의 건축과 유사하나 각 기능에 맞는 공간의 특수성에 따라 일관된 관계를 적용하지는 않았다. 이는 구조와 공간, 형태에 따라 모듈체계를 해석한 것으로 미술관 내부는 다양한 크기의 공간들이 공존하되 정확한 비례를 유지하게 된다.
내·외부 마감 재료는 재료 자체의 색상과 질감을 살리되, 공간의 기능에 따라 구분해 구성했다. 외부는 전체적으로 철골구조를 노출하고 격자줄눈을 살린 화강석, 전시동의 외벽은 문경석, 기타공간의 외벽은 후동석 숯돌갈기로 색을 구분했다. 전시장 바닥은 오크쪽 마루, 벽은 섬유질 패널, 기타 내부공간은 트래버틴 대리석, 벽은 오크패널로 구분 처리했다.
김종성은 건축공간에 자연광의 유입을 중시했다. 그의 뮤지엄 건축에서 자연광 유입을 위한 천창인 1/4원형창은 공통된 특징이며, 건물외관의 조형적 요소로서 작용한다. 특히 우양미술관은 그의 다른 뮤지엄 건축과 달리 2층 전시실의 천창면적이 80%를 차지한다. 이로 인해 2층 전시공간은 밝고, 공간의 볼륨이 뛰어나다.
반면 1층 전시장은 인공조명만을 설치해 미술관은 두 가지 조명시스템을 사용할 수 있는데 이는 현대미술관의 기능에 맞게 다양한 전시가 가능하도록 설계한 것이다.
이렇듯 김종성 건축가는 시대정신이 투영된 테크놀로지를 기반으로 단순히 건축을 짓는 행위에 머물지 않고 예술적인 차원으로 승화시켰고, 그의 건축 미학을 구조와 비례, 재료, 빛을 중심으로 전개시켰다.
과거 산업화 시대에는 건축이 물질적인 구축물이란 인식과 달리, 동시대 건축은 인간의 삶이 담긴 공간이자 동시에 미적 체험이 가능한 공간으로 이해되며, 넓게는 예술의 영역이라 할 수 있다.
예술작품을 감상하려면 인간에 대한 이해가 선행돼야 하듯이 건축공간을 경험한다는 것은 건축가의 자연과 인간 그리고 사회를 보는 시선에 공감해야 할 것이다. 시간대별로 달라지는 자연광과 인공조명의 조화 속에서 더욱 돋보이는 작품들.
2층 전시공간은 김종성 건축가의 진가를 발휘하기에 충분한 듯 여겨진다. 실내외 모두가 예술작품인 곳 우양미술관. 김종성 건축가의 건축을 더욱 만끽하고 싶다면 전시 관람 후 우양 미술관 내·외부를 건축가의 시선으로 찬찬히 살펴보길 권한다.
박혜령 큐레이터는 “2017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가 개최되면서 그 흐름에 맞춰 기획된 건축전시”라며 “경주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건축전시이자 우양미술관을 직접 건축한 건축가의 전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장르의 전시다 보니 많은 관람객들이 흥미로워한다”며 “다양한 전시와 프로그램 기획으로 관람객들과 소통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할 것”이라 덧붙였다.
한편, 전시 기간 중 매일 오전 11시, 오후 4시에 전시해설을 들을 수 있으며, 전시특별 프로그램으로 건축가 김종성의 특별 강연이 오는 2월 21일 우양미술관 대강의실에서 열린다.
자세한 문의는 054)745-7075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