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기자(38) 씨는 2007년 결혼을 하면서 한국생활을 시작했다. 우즈베키스탄에서 간호사 일을 하고 있던 나르기자 씨는 2006년 당시에 우즈베키스탄으로 관광을 온 남편과 병원에서 만났다고 했다.
“남편이 관광을 왔다가 몸이 아파서 병원에 왔어요. 그게 첫 만남이었죠. 이후에 통역사를 통해 이야기를 주고받고, 만나다 보니 결혼까지 하게 됐어요”
한국 남자와 결혼할 것이라고 생각도 못했던 나르기자 씨. 남편을 만나보지 못한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다. 결혼을 승락받기가 쉽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예상외로 쉽게 승낙을 받았다고.
“부모님 반대가 심했어요. 우즈베키스탄에서 결혼하길 원하셨죠. 남편을 처음으로 소개하는 날 긴장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남편을 보신 부모님들은 남편이 착해 보인다며 결혼을 승낙해주셨어요”
결혼을 하고 한국에서 지내게 된 나르기자 씨. 그는 한국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본 한국생활에 기대감이 있었지만 막상 도착한 한국은 대도시가 아닌 경주. 실망감이 적잖아 있었다고.
“사실 도착하고 처음에는 실망을 조금 했었어요(웃음). 한국 드라마를 통해본 한국은 높은 빌딩에 화려했는데 경주는 그렇지 않았으니까요”
도착하고 실망했던 한국생활, 하지만 한국생활 10년차인 지금은 경주에서 지내게 된 것이 잘된 일이었다고 했다.
“지내다 보니 이곳의 장점이 느껴졌어요. 조용하고, 깨끗하고, 이웃들도 친절하고,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고향과도 비슷한 느낌도 들고, 저만 그런것인지 모르겠지만 고향과도 비슷한 냄새도 나는 것 같아요. 이제는 이곳에서 느끼는 안정감, 편안함도 있으니 저도 한국사람 다 됐죠(웃음)”
한국식 농담도 할 정도로 한국생활에 익숙한 나르기자 씨. 그도 다른 이주민들처럼 처음에는 이곳의 생활이 많이 힘들었다. 가장 적응하기 힘들었던 것이 음식과 언어문제였다.
“음식은 정말 적응하기 힘들었어요. 식감이라고 해야 할까요. 입에서 씹히는 느낌이 그동안 먹어오던 음식과는 많이 달랐어요. 하지만 지금은 한국음식을 너무 좋아해요. 특히 된장찌개를 제일 좋아합니다. 얼마나 좋아하냐면 한 번씩 우즈베키스탄에 갈 때 된장을 따로 챙겨 갈 정도로 된장찌개 없으면 밥을 못 먹을 정도에요”, “언어문제는 처음에는 심각했었는데 어떤 계기로 한국어를 독하게 공부하게 됐어요. 어느 날 공원에 앉아있었는데 강아지와 산책하던 사람이 있었어요. 그런데 주인이 강아지에게 ‘앉아’라고 하니까 강아지가 앉더군요. 깜짝 놀랬죠. ‘말 못하는 개도 한국어를 알아듣는데’라는 생각이 번쩍 들었어요. 그때부터 정말 독하게 한국어를 공부했어요. 지금은 한국어를 잘 한답니다”
실망감으로 시작했던 한국생활 10년. 하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을 언제 했나 싶을 정도로 만족한다는 나르기자 씨.
“한국으로 많은 우즈베키스탄의 여성들이 결혼을 와요. 한국생활 좋아요. 사람들도 좋아요. 하지만 우즈베키스탄 결혼정보 업체 등을 통하는 것보다는 지인의 소개를 받아서 시작하는 것이 좋아요. 우즈베키스탄은 여자들이 많아 쉽게 생각하고 속이는 경우가 많으니, 사람들이 잘 알아보고 결정해서 한국에서 잘 지내고 있는 다른 이주민들처럼 큰 문제없이 잘 지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