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석학교법인 산하 경주대와 서라벌대학이 교육부에 통합 승인을 신청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에서는 희망과 우려의 목소리가 뒤섞이고 있다. -통폐합 신청한 경주대 경주대는 지난 18일 원석학교법인 산하에 있는 서라벌대학과 통합 승인을 교육부에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주대는 정부의 교육정책과 시대적, 사회적 요구, 그리고 대학 구조조정을 통한 혁신 필요성으로 전격 통합에 합의했다고 밝히며 통합대학교는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고 지역산업과 사회에 필요한 인재를 적재적소에 제공하는 등 융복합형 평생교육 선도대학으로 나가겠다고 밝혔다. 학교가 통합되면 문화관광, 창의융합, 보건복지를 3개 축으로 하는 평생학습 특화체계를 구축하고 통합대학교의 특성화 추진 모델을 정립해 지역 및 기업과 대학을 연계하는 평생교육 핵심역할을 구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경주대는 19개 학과에 학생 2900여 명, 서라벌대학은 11개 학과에 학생 800여 명이 등록돼 있다. -‘오비이락’ 종합감사 시기와 맞물린 통합 신청 경주대 교수협의회는 경주대와 서라벌대학의 통합에 관해 원칙적으로 동의하는 입장이다. 대학 생존을 위한 통합은 막을 수도 없고 막아서는 안 된다는 것. 하지만 통합의 시기와 방식에 대해 의구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경주대가 교육부의 종합감사를 받는 시기에 급작스럽게 통합 카드를 꺼내 들었기 때문이다. 경주대는 지난 11일부터 22일까지 교육부 종합감사를 받고 있다. 경주대 교수협의회 측은 “경주대가 교육부 종합감사를 무마시키려는 의도로 통합을 추진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면서 “부실대학으로 몰아넣은 현 재단이 주도하는 통합은 식물인간에게 생명 연장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육부는 대학 통합 문제와 종합감사 결과를 별개의 문제로 접근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통합에 찬성한 학생회 측도 급작스런 면은 있지만 학교 발전을 위해 통합에 찬성했다고 밝혔다. 총학생회 관계자는 “지난 15일 통합 관련 이야기를 듣고 고심했지만 학교를 살리자는 의견이 많아 찬성했다”면서 “재단 측에 통합시 학생들에게 피해가 오지 않을 것과 통합과정에 학생들도 직접 참여해 의견을 낸다는 조건부로 찬성했다”고 말했다. -통합 신청은 어디에다? 경주대가 교육부에 통합을 신청했다고 밝혔지만 정작 통합 관련 부서에서는 문서나 공문을 받지 못했다. 교육부에서 통합을 담당하는 부서는 사립대학제도과다. 이곳에서는 경주대와 서라벌대학 간 통합 신청 서류나 공문 등은 19일까지 받지 못한 상태였다. 사립대학제도과 관계자는 “통합 관련해 전화문의는 있었지만 19일까지 문서나 공문은 들어온 것이 없다”고 밝혔다. 그럼 경주대는 어디에다 통합 승인을 신청한 것일까? 교육청에 수소문한 결과 경주대가 교육부에 통합 신청을 한 18일 서류를 마감하는 부서가 있었다. 바로 대학구조개혁을 주관하는 대학평가과였다. 이 부서는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대학기본역량진단이라는 명칭으로 변경하고 대학 평가를 수행하는 곳이다. 대학평가과에 따르면 지난 18일까지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 대상 학교 중 제외 사유가 있는 학교에 대해 사유신청을 받았다고 밝혔다. 대학평가과 관계자는 “제외 사유가 통합 관련 사유라면 역량진단에서 제외 될 수 있지만 무조건 제외되는 것이 아니라 검토를 거쳐 제외 대상을 선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느 학교가 무슨 사유로 신청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줄 수 없다”고 밝혔다. 대학기본역량진단은 정부가 대학을 5등급으로 평가해 운영이 미흡한 대학에 대해서 강제적 정원 감축과 재정 지원 제한 등을 통해 대학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사업이다. 경주대는 지난 2015년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정원 감축과 국가장학금 제한, 학자금 대출 일부 제한, 정부재정지원사업 참여 제한을 받는 ‘D-’ 등급을 받았다. 2016년에는 ‘2015년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정부재정지원제한을 받은 대학을 대상으로 ‘패자부활전’ 성격의 재평가에서 가장 낮은 등급 ‘그룹3’에 선정됐다. 그룹3에 선정된 대학교는 제한유지, 즉 재정지원제한 재평가심사에서 탈락한 것으로 경주대가 지난 1년여 간 아무런 개선이 없다고 교육부는 판단한 것이다. 그리고 ‘2017년 대학구조개혁 2차년도 평가 결과’에서도 경주대는 재정지원 제한 유지 대학으로 선정됐다. 경주대는 절차상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경주대 관계자는 “평가과에서 받은 공문을 토대로 내년도 기본역량진단 제외를 신청했으며 제도과는 신청 기간 등이 명시되지 않아 평가과에 우선 신청했다”면서 “차후 통·폐합을 담당하는 제도과에도 통합 신청을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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