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는 지난 8일 독일왕국의 옛 수도이자 중세도시의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된 세계유산도시인 크베들린부르크와 우호도시 MOU를 체결했다.
이번 MOU는 지난 10월 경주서 열린 제14차 세계유산도시기구(OWHC) 세계총회를 계기로 이뤄졌다. 10세기 초 동프랑크 왕국의 수도였던 크베들린부르크와 신라 천년 수도 경주가 역사적 유사성을 바탕으로 우호협력을 더욱 다지게 되는 기회를 마련하게 됐다.
최양식 시장과 프랭크 루치 크베들린부르크 시장은 이날 대한민국과 독일의 오랜 우호관계를 바탕으로 양국의 대표하는 역사도시로서 역사, 문화, 학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이어갈 것을 협의했다.
크베들린부르크는 919년 동프랑크의 왕위에 오른 하인리히 1세가 수도로 삼아 새 궁전을 건설한 곳으로, 이때부터 독일왕국의 본격적인 역사가 시작된다. 많이 알려지지 않은 작은 도시지만, 10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중세도시에 대한 독일인들의 자부심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세시대 성채와 교회, 독특한 구조의 거리와 잘 보존된 목조건물 등 시가지 대부분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돼 있다. 특히 유럽에서도 중세도시 원형이 그대로 보존되고 있는 보기 드문 역사도시로 중세시대가 배경으로 나오는 영화의 단골 촬영지로 유명하다.
한편 최양식 시장은 지난 6일부터 11일까지 4박 6일 간의 일정으로 유럽 역사문화의 중심 도시 독일 하이델베르크와 크베들린브르크, 프랑스 리옹을 차례로 방문했다. 최 시장은 7일 첫 방문지인 하이델베르크에서 관계자들과 벚꽃축제, 유러피안 컨퍼런스 등 양 도시의 각종 행사 교류를 통해 우호협력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로 협의했다.
하이델베르크는 1386년 설립된 독일에서 가장 오래된 하이델베르크 대학교가 있는 도시로, 노벨상수상자를 55명이나 배출한 유서 깊은 학문의 도시로 알려져 있다. 이번 방문은 지난해 4월 최양식 시장과 에크하르트 뷔르츠너 하이델베르크 시장이 서울에서 만나 양도시간 교류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협의하면서 이뤄졌다.
최 시장은 9일 마지막 방문지인 세계유산도시기구 전 의장도시인 프랑스 리옹에서 조지 케페네키안 시장을 만나 우호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자리를 가졌다. 특히 이번 방문은 경주에서 개최된 제14차 OWHC 세계총회 당시 의장도시였던 리옹시의 적극적인 요청으로 이뤄졌다.
이번 방문에서 OWHC 세계총회 개최 의미와 세계문화유산의 발전 방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 또 세계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을 위해 회원도시간의 긴밀한 네트워크를 만들어 나가는데 큰 뜻을 모았다.
최양식 시장은 “이번 유럽 3개 도시 방문은 OWHC 세계총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통해 높아진 경주의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자리였다”며 “아태지역을 대표하는 OWHC 이사도시 경주는 그동안 유럽과 남미 중심이었던 OWHC가 균형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