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제 그림을 보고 잠시 머무르며 옛 추억에 잠길 수도 있고, 편안하다며 여유를 즐길 수 있는, 또 오래 생각나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라우갤러리(관장 송 휘)는 오는 23일까지 ‘박구환 초대 개인전’을 선보인다. 1964년 광주에서 태어나 광주 인성고를 졸업하고 조선대학교 미술대학과 대학원 순수미술학과를 졸업한 박구환 작가는 화랑과의 인연으로 ‘아트경주2012’에 참가한 이후 경주에서는 첫 개인전이다. 박 작가는 판화작가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대학을 졸업한 90년대 초반, 당시 젊은 작가가 스스로 자생하기에 현실적으로 열악했다. 기회가 되면 공부를 더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무작정 일본으로 떠난 박 작가. “순수미술을 전공했지만 문화재 수복에 대한 관심이 있었어요. 동경대학에 문화재 수복학과가 세계적으로 유명하잖아요. 그곳을 가고 싶었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학교에 들어가지는 못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지냈어요. 그러다 우연히 가와치세이코라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일본판화가의 판화 워크숍을 가게 됐어요. 그전에는 판화에 대한 정보도 지식도 없었거든요. 그 날 그 판화 워크숍을 계기로 판화에 관심을 갖게 된거죠. 얼마 되지 않아 귀국을 했고 그때 워크숍에서 봤던 기억을 기반으로 독학으로 판화작업을 하게 된 거예요. 목판화를 시도해봤더니 작품이 나오더군요. 주위에서도 반응이 괜찮았어요. 그렇게 20여 년간 판화를 계속했었죠. 당시 광주에서 판화 기법을 하는 사람도 드물었고 게다가 판화로 풍경을 하는 작가도 없었어요. 일 년에 한 번씩 꾸준히 전시를 하다 보니 어느새 판화가로 알려지게 된거죠” 그는 판화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이 같이 전했다. 20대 후반, 박 작가는 앙드레가뇽 같은 뉴에이지 음악을 좋아해 오랫동안 즐겨 들었다고 한다. “판화작업을 하면서 초창기 때는 구상회화를 안했어요. 추상적이고 기하학적인 문양 등이 주로 작품 소재였죠. 그러다 뉴에이지 피아노 선율을 즐겨 들으면서 작품 활동에도 변화가 생겼어요. 작품에 자연이 등장하고 풍경이 등장하며 자연스럽게 테마가 자연으로 바뀌기 시작했어요” 하지만 유명작가들의 찍어내는 오프셋 판화(인쇄)가 가격을 많이 낮추어 거래가 되다 보니 박 작가와 같은 판화 작가들의 판화작품의 판로가 점점 막히게 됐고 판화시장이 한계점에 도달하게 되자 박 작가는 다시 회화로 회기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그리고 3~4년 전부터는 더 이상 판화에디션을 내지 않고 있다. 대신 판화적인 기법의 장점을 부곽 시키면서 유화가 가지고 있는 손맛을 가미해 박 작가만의 독특한 화풍을 구축해가고 있다. “제 작품은 개념미술이나 추상미술을 하는 것이 아니에요. 봄이면 홍매가 피고, 가을이면 주위에 은행잎이 떨어지는 일상 속 주변이야기들을 작품 속에 담아냈죠. 때문에 관람객들이 고민하지 않고 작품을 편하게 감상 할 수 있어요”라며 “10년 전에 작업실을 담양으로 옮기면서 작품에 인물과 꽃이 등장하기 시작해요. 예전엔 풍경 속에 꽃이 존재했다면 자연과 더 가까워지면서 이젠 꽃이 주인공이 된 거죠. 작품 속 인물이 바로 저의 일상이며, 그림을 감상하는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거예요”라고 강조했다. 그의 작품은 한가로운 마을이라는 작품 테마를 통해 우리들에게 여유와 치유를 가져다준다. 올해가 가기 전 그의 작품을 통해 삶의 평화와 안빈낙도의 여유로움을 가져보길 권한다. 이번 전시는 광주 GSimc건설 김구성 대표의 후원으로 진행된다. 박 작가는 뉴욕, 동경, 후쿠오카, 대만, 카오슝, 서울, 부산, 대전, 전주, 광주 등 36회의 개인전 및 500여 회의 그룹전 및 초대전에 참여했으며 대한민국미술대전, 광주광역시전, 무등미술대전, 도솔미술대전, 행주미술대전 등에서 심사위원 및 운영위원을 역임했고 조선대, 목포대, 광주대, 광주교육대, 동아대 등에서 강사를 역임 했다. 현재 한국미협, 광주미협, 한국판화가협회, 광주판화가협회 회원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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