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민들이 학교교육과 관련해 체감하는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비는 매년 증가하고 있는 반면 전반적인 학교교육 효과에 대한 만족도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주시가 ‘2016년 기준 경상북도 및 경주시 사회조사 결과’를 지난 8일 발표했다. 가구와 가족, 교육, 안전, 환경, 문화와 여가 등 총 5개 부문에 대해 75개 표본조사가구 내 1500가구의 15세 이상 가구주 및 가구원을 대상으로 지난해 8월 29일부터 9월 12일까지 15일간 조사한 결과다.
사회조사는 시민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복지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하고 있다. 1997년부터 주민생활영역을 10개 부문으로 나눠 매년 5개 부문에 대해 교차해 조사하고 있다. 이는 각종 지역개발정책 및 복지시책 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된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교육 부문에서 2016년 경북도내 가구 월평균 자녀 사교육비는 중학생이 39.1만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고등학생 37만원, 초등학생 35.5만원, 미취학자녀 14만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2년 전인 2014년에 비해 중학생 7.4만원, 고등학생 6.4만원, 초등학생 6.1만원, 미취학자녀 3.4만씩 각각 증가했다.
소득에 따른 사교육비 지출은 최대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등학생 사교육비는 가구소득 500만원 이상은 52.1만원을 지출하는 반면, 100만원 미만 가구는 20.2만원을 지출해 2.6배 차이가 났다.
중학생도 48.9만원 대비 24.5만원으로 약 2배 차이를 보였다. 또 소득이 높은 가구는 고등학생 사교육비가 중학생보다 많거나 비슷하게 지출하지만, 소득이 낮은 가구일수록 고등학생 사교육비가 중학생보다 낮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비 부담이 매년 증가하고 있는 반면, 지식·기술습득, 인격형성, 국가관 및 사회관 정립, 생활·직업·취업에 활용 등 학교교육 효과 만족도는 평균 44%에 그쳤다.
경주지역 학교교육이 ‘지식·기술 습득’에 효과 있다는 비율이 51.4%로 상대적으로 높았으나, ‘생활·직업·취업 활용’은 38.4%만 효과 있다고 응답했다. ‘인격형성’과 ‘국가관 및 사회관 정립’은 각각 44.8%, 39.4%가 효과 있다고 대답했다.
교육내용 수준, 교육방법, 교우관계, 학교시설장비, 교사와 관계, 주변 환경 등을 묻는 ‘학교생활 만족비율’은 초등학교 60.9%로 가장 높았고, 중·고등학교 52.4%, 대학교 50.2% 순으로 나타났다. 초·중·고·대학교 공통적으로 ‘교우관계’ 만족비율이 가장 높은 반면 ‘주변환경’ 만족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가족형태는 ‘핵가족’ 선호도 높아져
경주시민들이 선호하는 가족형태는 자녀가 있는 부부로 핵가족에 대한 선호도가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선호하는 가족형태 중 ‘유자녀 부부’가 62.1%로 가장 많았고, ‘부모님과 함께’ 21.5%, ‘독신’ 9.3%, ‘무자녀 부부’ 7% 순이었다. 특히 지난 2014년에 비해 ‘유자녀 부부’를 선호하는 비율은 16.2%p 증가한 반면, ‘부모님과 함께’를 선택한 비율은 8%p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부모님과 함께’를 응답한 시민 중 남자가 26.5%로 여자 16.9% 보다 9.6%p 높았다.
연령대별로 선호하는 가족형태는 29세 이하가 ‘부모님과 함께’ 38.2%, ‘독신’ 14.9%로 가장 높았으며, ‘유자녀 부부’는 40대가 73.7%로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무자녀 부부’는 60대 이상이 9.8%로 조사됐다.
부모와 동거를 선호하는 이유로는 ‘당연한 의무’가 68.5%로 가장 많았으며, ‘가족간 화합’ 15.9%, ‘경제적 도움’ 8.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가족관계를 묻는 질문에서는 ‘만족한다’가 63.7%로 2년 전에 비해 1.8%p증가했다.
그 중 만족 비율이 가장 높은 가족 관계는 자녀와 관계로 78.7%인 반면 배우자의 형제자매와 관계는 54.3%로 가장 낮았다. 특히 전반적인 가족관계는 연령이 많을수록 만족한다는 비율이 감소한 반면, 가구소득이 높을수록 만족도가 높았다.
-시민 체감하는 사회 안전 ‘빨간불’
시민들이 체감하는 전반적인 안전 상태는 전반적으로 위험하다고 보는 견해가 많았다.
조사 결과 사회가 ‘안전해졌다’는 비율은 19.2%인데 비해 ‘위험해졌다’는 비율은 37.8%로 안전 상태에 대해 비관적인 시각이 증가했다. 또 2년 후 ‘안전해질 것이다’는 응답비율은 21.1%, ‘위험해질 것이다’는 37.8%로 앞으로 사회가 더 위험해질 것이라고 보고 있었다.
시민들이 불안하다고 생각하는 분야는 국가안보가 가장 많았고, 이어 범죄위험, 신종전염병, 정보보안, 자연재해, 건축물시설물, 화재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이번 조사는 지난해 9.12 지진 발생 이전에 진행된 것으로 안전 분야에 대한 향후 조사에서는 자연재해 불안지수가 가장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야간보행에 두려운 곳이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응답한 비율이 30.7%로 2년 전에 비해 0.6%p 증가했다. 두려운 이유로는 인적 드묾이 52.5%로 가장 많았고, 가로등 미설치, 우범지역 등의 순이었다.
식품안전에 대해서는 수입산 식품, 가공식품, 유전자 변형식품에 대해 안전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각각 19.7%, 15.6%, 11.9%로 매우 낮아 2년 전과 마찬가지로 매우 불안함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동네 주민과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는 이웃들과 서로 알고 지낸다는 비율이 49.4%로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문화예술시설 사용 후 ‘불만족’ 증가
시민들이 지역 문화예술시설을 이용한 후 불만감을 드러내는 비율이 높았다. 지역문화예술시설에 대한 만족도 질문에서 만족한다는 비율은 25.7%인 반면 불만족을 나타낸 비율은 33%로 나타나 개선이 요구되고 있는 것. 이는 2년 전에 비해 만족은 1.9%p감소했고, 불만족은 4.6%p 증가했다.
2016년 한 해 동안 경주서 관람한 공연 및 스포츠에 대한 만족 비율은 66.4%로 나타났으며, 문화예술행사에 대한 정보는 주로 인터넷을 활용(40%)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필요한 문화시설은 전체 연령대에서는 문화체육센터, 20대 이하 역시 문화체육센터, 60대 이상은 복지회관을 들었다.
구분별로는 문화체육센터 54.6%로 가장 높았고, 복지회관 44.8%, 영화관 24.5% 등의 순이었다. 여가생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는 만족하지 않는다가 12.8%였고 그 이유로는 경제적 부담, 시간 부족, 건강문제가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이외에도 환경과 관련해서는 대기, 녹지환경, 강·하천·호수에 대해 전체의 50% 이상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반면, 토양과 소음진동은 만족도가 절반에 미치지 못해 부정적이었다.
또 경주시 특성항목인 관광관련 설문에서는 경주시의 명소로 불국사와 토함산을 가장 선호했으며 이어 보문관광단지, 버드파크와 동궁원, 첨성대 등 대릉원 일원, 동궁과 월지 등의 순이었다.
관광지로서 경주시가 개선해야 할 사항에 대해서는 볼거리·즐길거리 부족이 33.3%로 가장 높았으며, 식당 및 음식 30.7%로 뒤를 이었다. 또 지역주민·종사자의 불친절 9.2%, 관광정보 및 안내시설 미비 7.8% 등의 순으로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 들었다. 관광발전을 위한 중점 추진사업으로는 역사 및 전통문화 등 관광자원활성화가 가장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주시 관계자는 “사회조사 결과에 나타난 시민 생활상을 통해 시정운영과 정책수립의 기초자료로 활용하는 한편, 미래 변화와 예측을 통해 시민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복지 향상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