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예술의 전당 내 갤러리 라우(관장 송 휘)에서는 ‘박인숙, 김연호, 조주희 여류작가 3인전’을 오는 12월 23일까지 선보인다. 이번전시는 중견작가이자 박수근 화백의 장녀인 박인숙 작가와 광주의 신진작가 김연호, 조주희 작가가 참여한 여류작가 3인전으로 광주 기업인 김구성 대표의 후원으로 진행됐다.
-박인숙 작가
“마음 따뜻하신 분이 계셔서 우리 젊은 작가들이 성장 할 수 있다. 좋은 마음 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이번 전시를 후원한 김구성 대표에게 감사의 마음을 먼저 전했다. 이어 “두 젊은 작가들이 저에게 좋은 기운을 가져다 준 것 같아 행복하다. 두 작가 모두 멋진 작품으로 좋은 작가로 성장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며 진심어린 격려의 말도 아끼지 않았다. 박인숙 작가는 박수근 화백의 장녀로 고희를 넘긴 나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화단에서 굵직한 역할과 작품세계를 구현해내는 중견작가다. ‘고향생각’, ‘엄마생각’ 등 작품 속 인물에는 표정이 없다. 하지만 그의 작품에서 행복한 표정과 일상이 느껴진다. 그것은 아마도 박 작가의 순박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순수한 감성이 그림 속에서 그대로 베어 나온 까닭일 것이다. 2년 전 박 작가는 시니어 모델 활동으로 새로운 즐거움을 찾게 됐다고 한다. 크고 작은 무대에 서며 젊은 모델 못지않은 열정이 그의 목소리에서 느껴졌다. “그림 그릴 때도 행복하지만 음악과 함께 무대를 즐기는 것도 너무나 행복해요, 어렸을 때는 가난해서 늘 어머니께서는 옷을 얻어다 입히셨어요. 그때는 너무 슬프기도 했고, 한이 됐었어요”라며 어릴 때 한을 풀기 위해 시니어 모델로 활동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패션쇼를 하면서 행복했던 모습들을 그림으로 그리고 싶어요. 그리고 최고로 행복한 느낌을 가진 표정으로 영정사진을 남기고 싶어요”라고 다소 무거운 얘기를 쿨하게 말했다. 70대가 돼서 못해본 꿈, 새로운 꿈을 도전하고 그것을 이루고 있는 박인숙 작가. 박 작가는 작품 속 ‘여인’과 너무도 닮아있었다. 박인숙 작가는 세종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인천여중 교장으로 정년퇴임했다. 9번의 개인전과 다수의 국내외 그룹전 및 아트페어에 참가했으며, 세하철강, 인천시 교육청 등에 그의 작품이 소장돼있다.
-김연호 작가
“저는 유년시절부터 항상 불안감을 가지고 있었어요. 대상에 대한 공포에서 오는 불안 보다는 누군가에게 완벽해 보이고 싶은 강박적 사고에서 오는 불안인 것 같아요. 미대입시를 준비하며 공부와 그림을 함께할 때 더 심해졌던 것 같아요”라며 그의 불안감의 원인에 대해 말했다. 김 작가는 불안감을 치유할 수 있는 목적으로 불안을 소재로 작품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 평온이 느껴지는 그림을 그리며, 불안이란 것을 모를 때의 어렸을 적 동심을 찾아 동화적인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그리고 자신을 동물로 표현해 정적을 느낄 수 있도록 그림 속에 넣기도 하고, 불안과 정적을 한 화면에 동시에 나타내기도 했다. 작품 활동을 통해 스스로 불안감을 완화시키고 있는 김 작가는 “조금씩 불안감이 해소 되고 있어요. 앞으로의 작품에도 변화가 있을 것 같습니다. 한 가지 스타일에 취중 되기보다는 강박적인 스타일을 깨뜨리는 추상적인 작품을 비롯해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시도해 보고 싶어요”라고 앞으로의 작품계획을 밝혔다. 김연호 작가는 조선대 미술학과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석사과정에 있으며, 2번의 개인전과 다수의 그룹전에 참가했다.
-조주희 작가
수천 년간 우리 민족과 함께 지내며 영물로 여겨진 호랑이는 한반도와 한민족을 상징해왔다. 조주희 작가는 “무서운 호랑이는 제 그림에 없어요. 호랑이는 안 좋은 일을 막아주는 의미로 잘 알려져 있잖아요. 제 그림 속 호랑이는 한 곳을 응시하며, 귀인을 기다리고 있는 좋은 기운을 가져오는 호랑이에요”라며 작품 속 호랑이의 상징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아름다운 공존’은 자유롭고 유동적인 흐름으로 표현한 바탕에 제일 왜소한 새와 호랑이가 한 공간에 있어요. 모순적이면서도 재미있는 이야깃거리를 담았죠.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에요”라며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조 작가는 “시간적인 여유가 되면 위화감을 자아내는 호랑이도 대작으로 남기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조주희 작가는 조선대 미술학과 서양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석사과정에 있으며, 개인전 2회와 다수의 그룹전과 아트페어에 참가했다.
나만의 방식으로 그림을 감상하고 이해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내가 느낀 작품에 대한 감정에 자신이 없을 때 혹은 작품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와 공감을 느끼고 싶다면 작가와의 만남의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도 하나의 팁이 될 수 있는 것. 작가의 살아온 환경, 생각, 가치관 등 작가를 알면 작가의 그림 속 더 많은 이야기가 보일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예술혼이 우리의 삶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