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대표 역사문화관광도시 경주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과 시민들의 안전한 이동권 보장을 위해 자전거를 이용하는 교통안전정책이 적극 시행되어야 할 시점이다.
현재 경주지역에는 자전거전용도로가 알천남로(황성대교~보문교) 등 10개 노선, 자전거 겸용도로가 보문로(보문교~경주월드) 등 24개 노선이 있다. 이들 노선 대부분은 경주지역 내 주요 문화유적지와 관광지, 시내지역을 연결하는 도로로 봄, 여름, 가을철 유동인구가 많은 구간이지만 정작 자전거 도로로서의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주는 관광성수기뿐만 아니라 주말만 되면 주요 유적지마다 극심한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고 자전거 이용자들 또한 위험천만한 운행을 해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교통안전에 대한 관계기관의 다양한 정책이 시행되고 있지만 이는 차량 이용자와 보행자를 위한 교통안전 중심일 뿐 현실적으로 사고가 나면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자전거 이용에 대한 안전대책은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국내 대표적인 자전거 도시 창원시의 경우 환경수도를 선언하고 30~40년 전부터 자전거 도로의 골격을 만들었으며, 차도의 폭을 줄여 자전거도로를 확보하는 등 적극적인 정책을 펴 시민들의 건강을 도모하고 에너지소비를 절감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또 인프라 구축과 함께 자전거와 관련된 교육, 관리 등을 전문기관에 위탁해 자전거 이용 정책이 정착되도록 했다.
자전거를 가장 중요한 교통수단으로 여겨 시행하고 있는 독일의 경우 오래전부터 자전거 이용도로와 교통신호시스템, 법령 마련 등을 시행해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독일은 어릴 적부터 자전거 이용에 대한 철저한 교육을 통해 자전거 이용을 정착시켰다. 자동차 운행과 마찬가지로 시설과 법령, 교육이 철저히 시행돼 자전거 이용자들을 관리하고 수준을 높였다.
관광도시 경주는 오랫동안 교통사고 1위도시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주말이면 자전거 이용자들이 보호도 받지 못하고 도로를 주행하거나 보행자들을 위협하는 아찔한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경주를 자전거 이용 천국으로 만들면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의 여유 있는 여행을 제공할 수 있다. 또 상습적인 교통체증 또한 해결할 수 있는 방편이 될 수 있다.
자전거 이용 천국이 되기 위해선 더 늦기 전에 독일과 같은 선진국의 좋은 사례를 살펴 단계적이고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우선 자전거 이용에 따른 법령 정비와 함께 충분한 교육시스템이 가동되어야 한다. 또 자전거도로의 총연장 길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주요 전용도로라도 이용자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시설을 제대로 갖추어야 한다. 특히 국내외 관광객이 많이 찾는 동부사적지를 비롯한 황리단길 등의 구간은 자전거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