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초연, 신라향가 처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창작오페라 ‘처용의 처’가 12월2일 오후 3시, 7시 두 차례에 거쳐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대공연장)에서 펼쳐진다.
경상북도와 경주시가 주최하고 경주챔버오케스트라와 왕경오페라단이 주관한 이번 공연은 첫 번째 죽지랑과 두 번째 명랑선화에 이은 세 번째 창작오페라 신라향가 시리즈다. 시제는 신라 제 49대 헌강왕(재위875~886)때이지만 감정의 흐름은 현재, 바로 우리가 사는 지금이다.
처용과 그의 아내, 악귀(귀신대장), 카페의 마담, 알바, 바리스타와 혼성합창단, 오케스트라가 등장해 현대적 감성으로 재구성한 창작오페라.
신문식 예술총감독 아래 이현 예술감독, 김형석 지휘, 정철원 연출, 최현석 대본 및 작곡 등의 실력파 제작진으로 구성된 이번공연은 김찬주, 이화영이 처용의 처 역할을 맡았고, 김동녘과 이현이 처용 역할을, 강민성과 제상철이 악귀 역할을 맡아 무대위에서 열연을 펼칠 예정이며, 마담역에는 박보윤, 바리스타 역에는 박준표, 알바 역에는 김유신이 맡아 극의 재미를 더할 것으로 기대된다.
쉴 새 없이 달려드는 미혹의 손길... 이 시대 우리는 온갖 것에 중독된 채 살아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우리가 중독의 상태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 이라는 것이다. 물질적 가치는 면역의 동물인 인간에게 더 큰 욕심을 요구하고 그것을 향해 달려가게 한다.
여기에 미혹대장 악귀의 권력구조가 숨어있다.
왕경의 화려한 밤거리는 오늘 산업화 된, 그리고 그로인해 생겨난 여러 가지의 사회적인 문제가 지금 우리의 모습과 닮아 있고 이 난제를 처용 아내의 지혜를 통해 풀어가고자 한다.
이 오페라를 통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가정의 소중함이 인간사회 발전에 가장 핵심적인 가치임을 발견케 할 것이며 그 지혜를 신라향가 속에서 만나게 될 것이다.
처용의 처 제작자 신문식 경주챔버오케스트라 단장은 “창작오페라 신라향가 시리즈는 2015년에 시작돼 3년째 이어오고 있으며, 이 작업에 대한 학위논문도 올해 출판됐다”며 “경주는 지붕없는 박물관이다 할 정도로 문화유산이 많은 지역으로 오페라를 통해 문화 상품화시켜 관광 사업과 연계하고자 하는 포부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신라향가는 내용이 복잡하지 않다. 오페라를 통해 이 소재를 어떻게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해 후세들에게 교훈이 되게 할 것인가를 늘 고민하고 있다”며 “처용의 처는 심리묘사가 뛰어난 작품이다. 이 곡은 대사를 말하듯이 노래하는 거대한 레시타티브의 연속이다. 아리아에 의존하지 않고 아리아와 레시타티브의 경계에서 속도감의 절정을 추구하는 오페라로서 관객들의 시선을 끝까지 놓치지 않는 작품이 될 것이다”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한편, 작곡과 대본을 담당한 최현석 선생은 2013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공연, 2015년에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오페라 창작산실지원사업 우수작품 재공연에서 최우수작품에 선정된 선구자다. 도산 안창호, 3년 동안 22회 공연된 불량심청을 비롯해 두 개의 시선, 죽지랑, 우륵, 명랑선화, 신라의 달밤 등 현재 우리나라에서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작곡뿐만 아니라 대본을 직접 쓰는 문학적 소양을 가진 작곡가다.
90분 가량 진행될 이번공연은 전석 무료로 진행되며 초등학생이상 관람이 가능하며 그 미만의 아동은 보호자 동반으로도 관람에 제한된다. 티켓문의나 공연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010-3525-5297로 문의하면 된다. 사전예매필수.
경주시는 다채로운 문화예술프로그램을 기획, 공연, 전시해 무료 혹은 저렴한 관람료로 지역민들이 다양한 문화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지역민들의 관심으로 공연장과 전시장을 찾을 때 문화예술인들의 보람은 배가 될 것이며, 그들은 더 멋진 공연과 작품으로 보답할 것이다.
끊임없는 노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그들이 고뇌하며 표현한 작품 속에서 나만의 소소한 행복을 찾아보는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