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어 노인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지자체차원의 사회 분위기 조성이 절실히 요구된다.
올해 10월 말 현재 경주시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5만515명으로 시 전체인구(25만8169명)의 19.6%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UN의 초고령사회의 기준인 20%에 이미 근접한 것으로, 내년도 초에는 경주시가 초고령사회가 될 것이 자명해 보인다.
최근 우리나라는 노인자살률의 급격한 증가가 이슈로 떠오르고 있으며 초령화사회가 되면 이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조사에도 연령별 노인자살률이 70대, 80대로 올라갈수록 급격히 늘어나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독거노인들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도농복합도시인 경주는 농어촌지역에 특히 1인 노인가구가 많다. 노인인구(65세 이상)가 30~40%를 차지하고 있는 산내면, 내남면, 서면, 황남동 등은 세대 당 2명에도 크게 못 미치고 있어, 사실상 독거노인세대가 대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지역 한 기관에서 경주시 독거노인 1683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한 결과 노인우울척도에서 ‘중등도 우울’ 29%(487명), ‘중증 우울’ 7%(115명)로 조사대상의 36%(602명)의 노인들이 우울감을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살사고척도 결과는 ‘낮은 자살위험군’ 12.8%(215명), ‘중등도 자살위험군’ 1.1%(18명), ‘자살고위험군’ 0.6%(10명) 등 노인 14.5%(243명)가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자살문제가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둔 경주시로서도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는 것이다.
각종 통계자료에 따르면 노인자살충동을 느끼는 이유로는 신체질환, 경제적 어려움, 외로움(고독), 가정불화 등으로 꼽히고 있다. 전문가들은 노인들의 자살위험요인을 경제적 어려움, 은퇴로 인한 고립, 가족과의 이별, 병고 등 생물학적, 심리적, 사회 환경적 요인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에 노인자살률과 노인빈곤층이 1위일 만큼 심각한 국가다. 노인자살 요인 중 경제적 어려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노인기초수급대상자가 그렇지 않은 노인들에 비해 노인의 자살 생각 비율이 3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의 노인자살예방에 대한 정책마련과 시행이 시급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초고령사회를 앞두고 있는 경주시도 지역 내 노인들이 물리적, 심리적 안정을 가질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할 때라 여겨진다. 특히 노인자살은 지역사회 분위기에서 큰 영향을 받는 만큼, ‘더 불어 함께 사는 경주’가 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