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안나(32) 씨는 지난해 남편의 직장이동으로 한국에서 생활을 시작했다. 이곳 경주에서의 생활이 만족스럽다며 잘 적응해 지내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생활과 동시에 가지게 된 아들 덕에 이곳에서의 생활은 더 특별하다고 했다.
“고향에서는 아이가 생기지 않았는데, 이곳에 오자마자 아이가 생겨서 너무 기뻤어요. 한국에서 얻은 ‘선물’같은 아이죠. 아이와 함께 지내는 요즘이 정말 행복해요. 아무래도 남편과 저는 고려인이다 보니 한국의 계절과 환경이 우즈베키스탄보다는 잘 맞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우리 아이에게도 이곳의 환경이 잘 맞겠죠”
그는 아직 한 번 밖에 겪어보지 못했지만 사계절과 음식, 바다, 경주의 아름다운 풍경에 마음을 뺏겼다고 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함께 바뀌는 경주의 풍경은 너무 아름다웠고, 산과 바다가 모두 있는 경주의 풍경은 우즈베키스탄에서는 볼 수 없는 풍경이라 더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경주의 여기저기를 다녔어요. 석굴암, 불국사, 박물관 모두가 아름다웠어요. 특히 봄의 벚꽃이 너무 아름다웠어요. 아름다운 풍경만으로도 이곳에서 계속 지내고 싶은 마음이 생길정도에요”
이곳에서 계속 생활하고 싶지만 고려인 부부가 한국국적과 비자연장을 계속 얻기는 쉽지 않다. 우선 기본이어야 할 언어가 쉽게 익혀지지 않는다고 했다. 안나 씨는 고향인 우즈베키스탄에서 영어강사로 활동했었다. 영어뿐 아니라 이태리, 프랑스, 독일, 러시아어 등 다양한 언어를 배웠지만 한국어가 가장 힘들다고 한다.
“많은 언어를 배웠지만 그중에서도 한국어가 가장 어려운 것 같아요. 교과서나 교재에서 배우는 내용과 실제 사람들이 사용하는 말이 다른 것, 같은 뜻인데 다른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한국어를 배우는데 있어서 가장 힘든 점 같아요”
배우기 힘들다는 한국어지만 열심히 공부한 덕에 그는 제1회 경주시 외국인주민 한국어 말하기 대회에서 입상을 했다.
“부족한 실력이지만 대회에 참가했어요. 아들이 막 태어난 시기라 대회를 준비할 만큼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좋은 결과를 기대하지 않았는데 입상을 해서 너무 좋았어요. 더 열심히 공부해 한국에서 더 오래 머물고 싶어요. 우리 아들에게도 이곳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