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출연한 기관에 들어가는 예산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상황이 반복되고 있어 대대적인 재정비가 시급해 보인다. 현재 경주시 출연기관은 (재)경주문화재단, (재)경주시장학회, (재)경주화백컨벤션뷰로, (재)신라문화유산연구원, (재)스마트미디어센터 등 5개. 이들 기관은 문화, 예술, 장학, 관광 등의 분야에서 경주의 위상을 세우고 주민 복리증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사업추진을 위해 경주시가 출연해 설립한 재단법인이다. 경주시는 내년에 이들 기관에 총 63억7800만원을 지원하게 된다. 이중 경주시 금고지정에 관한 규칙에 의한 협력사업에 따라 시의회의 동의 없이 행정절차상으로만 예산을 집행할 수 있는 (재)경주시장학회 장학기금 출연금 4억2500만원은 제외하고도 4개 출연기관에 시비 59억5300여 만원을 지원해야 할 상황이다. 기관별 출연금은 경주문화재단이 25억300여 만원, 경주화백컨벤션뷰로 25억 원, 경주스마트미디어센터 6억 원, 신라문화유산연구원 3억5000만원 순이다. 가뜩이나 열악한 경주시 재정에 부담만 가중되고 있다. 문제는 출연금이 줄어들기는커녕 매년 더 늘어나고 있다는데 있다. 특히 화백컨벤션뷰로의 경우 경주시가 설립 당시 경영분석을 통해 적자폭을 줄일 수 있으며, 2016년부터 예산지원 없이 자체 운영이 가능하다며 시의회의 동의를 받았다. 그러나 경주시는 2016년 20억 원, 2017년 23억 원을 지원했으며 내년에는 더 늘어난 25억 원에 달한다. 경주시가 예상한 컨벤션뷰로의 내년 예산규모는 수입에 경주시 출연금 25억 원, 국비보조금 1억5700만원, 대관료 수입 13억5000만원, 케이터링 수입 2억5000만원, 마이스 사업 수입 3억2000만원, 기타 수입 5억5000만원 등 총 51억2700만원. 컨벤션뷰로를 운영해 벌어들이는 수입추정액은 대관료 등 17억2000만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지출예산은 시설관리운영비 27억3000만원, 인건비 15억 원, 일반운영비 3억1000만원 등으로 컨벤션뷰로를 유지하기 위해 지출되는 기본적인 예산만 전체 예산의 90%에 달한다. 경주문화재단과 경주스마트미디어센터도 별반 차이가 없다. 한마디로 ‘배 보다 배꼽이 큰’ 형국이다. 시민들의 고품격 문화적 욕구충족을 위해 운영되는 문화재단이나 마이스 산업을 통한 관광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컨벤션뷰로의 역할을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 ‘돈 먹는 하마’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경주시 출연기관의 출연금을 줄여나가는 방법은 먼저 현 상황을 제대로 진단해야 한다. 만일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면 반드시 고쳐야 한다. 또 시설관리운영에 돈이 줄줄 새지는 않는지 철저히 조사하고 개선해야 한다. 그리고 수입을 올리기 위한 방안을 다방면으로 연구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경주시와 출연기관은 소중한 세금을 출연기관을 먹여 살리는데 퍼붓고 있다는 시민들의 원성을 듣지 않도록 경영혁신에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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