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는 영화나 드라마를 찍기에 매력적인 도시이다. 신라 천년의 우수한 역사·문화 유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데다 아름다운 자연풍경과 오랫동안 개발행위 없이 지켜져 온 골목길 구석구석은 다른 도시에서는 카메라의 프레임에 담아내기에 힘든 독특한 그림들이다. 그렇기에 그동안 경주에서 촬영된 영화나 드라마가 무수히 많다. 영화 ‘신라의 달밤’, ‘생활의 발견’, ‘관상’부터 계림초등학교 앞 오래된 문방구를 배경으로 한 ‘미나문방구’, 최근에는 제목마저 경주였던 ‘경주’까지 많은 영화들이 경주에서 경주를 배경으로 촬영됐고 많은 관객들로부터 사랑을 받기도 했다. 드라마는 신라밀레니엄파크 내에 세트장을 건설하면서 본격적으로 방송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MBC ‘선덕여왕’을 비롯하여 KBS 대하사극 ‘대왕의 꿈’ 등의 대규모 사극들이 본격적으로 촬영되기 시작했고, 이후 ‘김수로’, ‘짝패’, ‘무사 백동수’, ‘화랑’ 등 많은 사극들이 줄줄이 경주에서 제작되었으며, 현대극 주말드라마 ‘참 좋은 시절’까지 경주는 명실상부한 영상 촬영의 메카로 성장했다. 영화나 드라마 뿐 아니라 수많은 예능프로그램과 시사정보 프로그램의 촬영도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방송에 소개된 많은 명소들이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데 한 몫을 톡톡히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주가 영상콘텐츠를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례는 잘 찾아보기 힘들다. 경주의 유일한 드라마 촬영세트인 신라밀레니엄파크의 드라마 세트장은 다른 촬영세트장과 다르게 거의 항구적인 건물로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운영업체의 부도와 경영난으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채 방치되어 있다. 세트장 건물의 사용연한이 충분히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설건축물로 등록하여 지금은 철거대상이 되어 있는 실정이다. 영화나 방송에 소개된 많은 촬영명소들은 체계적인 관리와 효과적인 마케팅을 하지 못한 채, 관광자원화 되지 못하고 잊혀져가고 있는 곳이 많다. ‘겨울연가’ 드라마 한편으로 지금도 외국관광객들이 끊임없이 찾고 있는 남이섬과 굳이 비교하지 않더라도 경주시의 영상 촬영지 마케팅 정책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의 영화, 드라마, 방송이 가지는 마케팅 파워는 상상을 뛰어 넘을 정도로 강력하다. 경주는 영상산업의 선진도시처럼 영상위원회를 조직하고 도시 마케팅을 위한 기본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경주에서 이루어지는 영상 촬영이 지역경제 발전에 도움이 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영상산업 진흥 조례를 제정하여 보다 많은 영상 콘텐츠 제작이 경주에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공동 마케팅 하여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경주에서 이루어지는 영상 콘텐츠 제작에 지역의 관련 업체와 인력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경주 곳곳에 숨어 있는 많은 영상촬영 로케이션에 대한 정보를 통합 관리하여 좀 더 많은 영상 콘텐츠가 제작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유치해야 하며, 촬영이후 장소 마케팅도 체계적으로 지원해 관광객들이 몰려 올 수 있는 매력적인 명소로 만들어가야 한다. 경주를 배경으로 한 수 많은 영상콘텐츠, 더 이상 화면에서만 존재해서는 안 된다. 가보고 싶은 매력적인 관광명소로 마케팅 하는 중요한 일은 언제까지 ‘방송 출연’ 현수막을 붙이는 민간에만 의존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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