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처음으로 개최되는 ‘제14차 세계유산도시기구(OWHC) 세계총회’가 10월 31일부터 11월 3일까지 전 세계 120여 세계유산도시 관계자와 전문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고도경주에서 열려 주목을 받았다.
특히 이번 총회의 개막식을 그동안 정부와 경주시가 적극적인 복원노력으로 웅장한 모습을 드러낸 월정교에서 개최한 것은 경주의 문화유산 콘텐츠를 대내외에 알렸다는 차원에서 의미 있었다고 본다.
개막식에 참석한 이낙연 국무총리가 ‘고대왕국 신라의 천년수도이며 실크로드의 동쪽 종점이자 세계의 다양한 문화가 모인 문화유산이 잘 보존된 경주에서 제14차 세계유산도시기구 세계총회가 열린 것은 매우 뜻깊다. 경주라는 장소가 총회에 깊은 영감을 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한 점은 의미가 있다. 그리고 ‘지역주민 참여를 통한 세계문화유산의 보존 논의를 통해 인류의 현재와 미래를 위한 문화유산, 지역공동체 간 조화로운 공존을 이뤄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한 말 또한 현 정부의 역사문화인식에 대한 기대를 갖기 충분했다고 사료된다.
유네스코 데니스 리카르드 사무총장도 ‘경주는 전통과 현대가 만나는 곳에 위치한 세계문화유산의 보고이자, 유산과 공동체에 관해 논의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갖춘 곳’이라고 평가했다. 이는 앞으로 대한민국의 대표고도 경주가 지향해야할 부문을 함축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나라의 역사문화적 유·무형 자산의 가치는 전 세계에 내놓을 수 있는 가장 큰 경쟁력이다. 그리고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많은 국가들이 자신들의 문화유산을 존중하고 우월하다며 치켜세우고 있다.
대한민국의 유구한 역사문화적 유·무형자산은 전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결코 손색이 없지만 그동안 정치권과 특정권력에 좌우되는 정책으로 인해 그 가치가 빛을 발하지 못했던 것이 현실이었다.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은 그 지역 주민들의 역할과 희생으로 지켜졌다. 특히 2000년의 역사를 품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고도경주는 지역민들이 자긍심을 갖고 지켜온 도시다.
고도경주는 전 세계 어딜 내놓아도 대한민국의 자랑이자 소중한 자산이다. 이러한 경주를 지역민들의 희생만으로 잘 지키라는 것은 정부의 지나친 요구라고 본다.
고도경주가 갈 방향은 이미 정해져 있다. 정부도 그 방향을 이미 잘 알고 있다고 본다. 경주의 역사문화적 유·무형 자산은 대한민국의 자존심이다. 이러한 한 나라의 자존심을 제대로 세우는 것은 바로 정부의 몫이다.
정부는 2000년 고도의 역사문화를 지키고 살아가는 경주시민들의 노력을 외면하지 말고 고도경주를 대한민국의 대표 역사문화도시로 만드는데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