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이란 이스파한에서 열린 ‘2017 실크로드 코리아-이란 문화축제’와 관련해 입찰을 방해한 혐의로 (재)경주문화재단이 지난 17일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경찰은 이날 서울 MBC 문화사업국에 대해서도 동시에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이날 황성동에 위치한 경주문화재단에 3명의 수사관을 보내 계약서와 심사자료, 사업비 집행내역, 관련자 휴대전화,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증거를 확보했다.
경찰은 지난 1월 이 행사에 대한 총괄대행 용역 입찰 과정에서 (재)경주문화재단 관계자와 MBC 고위 관계자 간 짜고 입찰을 방해한 정황을 포착해 지난 8월부터 사실관계를 파악하는 등 수사를 벌여 왔다.
이 축제는 과거 실크로드의 주요 거점이었던 이란 이스파한에서 지난 3월 열린 행사로, 경주시와 이스파한시가 함께 개최했다. 경주문화재단은 지난해 말 축제 행사운영 및 공연·전시행사를 담당할 총괄대행 용역업체 선정을 위해 총 18억원 규모의 긴급 입찰 공고를 냈다. MBC 문화사업국은 이 축제 총괄대행 용역 입찰에 응해 사업을 따냈다.
경찰은 MBC 문화사업국이 용역을 낙찰 받는 과정에서 재단 관계자와 부적절한 모의가 있었다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입찰에는 MBC를 비롯해 KBS 미디어, MBC 플러스, MBC 씨앤아이, TBC, 유니원커뮤니케이션즈 등 6개 업체가 참여했다. 이어 공모를 통해 선정된 심사위원 6명이 참가한 가운데 이 행사의 총괄대행 용역사업 제안서 평가결과 4명이 MBC에 후한 점수를 줬다. 평가는 정량적·정성적 기술능력평가와 가격평가 등 3개 부문으로 진행됐다.
경찰 관계자는 “개인과 개인 간 관계 또는 기관 대 기관의 문제였는지는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며 “압수물을 분석한 뒤 관련자들을 차례로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주문화재단 관계자는 “당시 입찰공고를 통해 참가한 6개 업체를 대상으로 객관적인 심사를 통해 선정했기 때문에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