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여름이 가고 가을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10월이면 경주는 몰려드는 관광객과 더불어 각종행사가 여기저기서 벌어진다. 그 중에는 경주 각급 학교의 전국단위 모임도 활발하다. 이른바 전국동문 및 가족 등반대회라는 이름으로 여기저기서 관광경주의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한다.
이러한 전국동문가족등반대회는 비록 해당 학교 동문들의 행사이긴 하지만 경주시의 관광목적에 기여하는 바가 또한 크다.
첫째, 새로운 관광수입원의 모델이다. 오늘날의 관광 추세는 즐기면서 엔돌핀을 최대한 끌어 올리거나, 충분하고 아늑한 휴식을 취하면서 재충전을 하는 둘 중의 하나이다. 그 중에서 볼거리는 보조수단일 뿐이다.
그 일례로 동남아 관광의 대부분은 즐기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다. 동남아 관광에서 볼거리는 거의 없거나 그냥 지나치는 과정일 뿐 거기서 큰 감동을 받지는 못한다. 한국도 그런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 추세이다. 요즘 가장 핫한 곳으로 각광을 받는 전주한옥마을이 경주의 교촌마을이나 양동마을에 비해 볼거리라고 해봐야 뭐가 있겠는가? 그럼에도 사람들이 전주를 찾는 이유는 바로 즐길거리, 먹거리가 길가에 늘려 있기 때문이다.
명칭에 논란이 되고 있지만 경주의 황리단길 역시 볼거리 때문에 찾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볼거리도 즐기면서 보는 것이어야지 단순히 보기만 하는 것으로는 더 이상 관광객들의 관심을 끌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한번 보면 다시 오고 싶은 동기가 없어진다.
볼거리가 좋으면서 즐길거리도 풍부하다면 더없이 좋은 관광상품이 될 것이다. 매년 경주에서 개최되는 유소년축구대회는 관광수입면에서 효자상품이 아닐 수 없다. 그러한 의미에서 전국 단위의 동문 단합대회, 회사나 그룹 차원의 단합대회, 각종 단체의 행사를 치르고 교촌마을을 둘러보거나 남산을 가볍게 오르는 형태의 행사는 경주(慶州) 입장에서는 좋은 관광상품이다.
둘째, 경주의 관광 수입에 직접적으로 기여한다. 행사인원이 대규모이다. 당일 행사장에 동시에 참여하는 인원은 학교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수백 명으로부터 수천 명까지 이른다. 거기다가 행사장에 잠깐 왔다가 가는 인원과 전날 각 기별로 진행되는 전야제에 참여하고 당일 등반행사에는 참여하지 않는 인원, 간만에 고향집을 방문하느라 데리고 와서 행사장에는 오지 않는 가족들까지 합치면 행사당일 참가인원보다 최소한 두배는 된다. 물론 경주에 거주하는 인원도 많지만 간만에 동기, 친구들을 보기 위해 경향 각지에 오는 외부 인원이 거의 반 정도가 된다.
서울에서만도 대형버스를 몇 대씩 대절해서 내려온다. 부산, 대구, 울산, 포항 등 인근 지역과 멀리는 인천, 대전 등 전국에 있는 동문들이 가족들과 더불어 방문하기 때문에 단순히 행사장에 오는 인원만 계산할 수는 없다. 이들이 경주에서 소비하는 금액은 가을철 웬만한 학교 수학여행단 몇 개와 비교해도 결코 적지 않다.
셋째, 이 행사에 참여한 인원들이 경주에 대한 홍보요원이 된다. 이 모임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경주 출신이거나 또는 그 배우자들 및 가족들이다. 모두다 경주를 자주 찾을 뿐만 아니라 애정을 가지고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가까운 곳부터 내 편을 만들라고 했다. 교촌마을이나 남산에 대한 좋은 추억을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 한다면 저절로 홍보가 되는 셈이다.
넷째, 행사장 인근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또 다른 경주 방문의 동기부여를 제공한다. 행사장 인근인 교촌마을을 보러 오는 사람들은 개인 및 가족 단위가 많다. 이들이 동문가족들의 등반 및 단합대회 행사를 보고, 자기들이 소속되어 있는 단체들이 유사한 행사를 경주에서 하고자 하는 계기를 갖게 될 것이다. 이러한 기회가 많아진다면 또 다른 관광홍보가 된다.
이와 같이 전국동문가족등반대회는 단순히 한 학교 동문들간의 단합대회 뿐만 아니라 경주관광에 기여하는 여러 가지 효과를 볼 수 있다. 경주에 연고를 두고 있는 여러 학교들도 전국에 있는 동문들이 경주에서 이와 유사한 행사를 함으로써 우리들이 나고 자란 경주에 활기를 불어 넣는 일에 기여했으면 한다. 또한 시 당국에서도 행사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유사 형태의 행사를 유치함으로써 경주 관광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한 방안으로 발전시켰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