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찾은 이곳에서 예술가의 시선으로 느끼는 여러 가지 생각들 중 경주란 곳은 역사적 배경이 많은 요소도 있겠지만 예전부터 항상 과거의 기억 속에만 잠겨있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지역이 갖는 특색을 살리는 것 못지않게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새로운 감성들을 담아 내는 시각적 요소 또한 도시환경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대미술의 이해를 돕고 시민들의 다양한 예술적 체험에 도움이 되는 역할 또한 지역예술가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조각가 오동훈은 5년 전 고향 경주로 내려와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작업 활동을 하고 있다. 지금 경주예술의전당 야외전시장에서는 경북·전북 간 작가교류전 ‘Metalists展’이 진행 중이다. 어린아이들의 비누거품 놀이에서 현재 자신의 조각을 위한 착상을 얻었다고 하는 오 작가의 ‘버블맨 시리즈’도 그곳에서 만날 수 있다.
어른의 눈으로 볼 때 비누거품 놀이는 환상놀이이며, 눈앞에 환상을 창조하고 환상을 호출하는 놀이다. 그렇게 환상과 환영을 창조하며 버블맨이 탄생한다.
‘버블맨 시리즈’로 국내외 아트페어에서 많이 알려져 있는 오 작가는 대학시절에 나무와 돌, 소조와 철조 등 다양한 소재를 경험해 왔다. 그 중 작품 활동에 있어 가장 자신 있고 용이했던 것을 선택한 것이 바로 스테인리스이며 용접작업이었다고.
“초창기에는 레이저 컷팅을 한 기하학적 형태의 스테인리스 조각들을 정밀하게 용접한 작품들을 선보였으며, 이어서 바람이 불면 움직이는 키네틱아트 작품들을 발표하며 스테인리스 볼을 처음 도입했다. 그리고 스테인리스 볼로 다른 구상 중에 볼을 자르고 붙여서 원형을 만들고, 크고 작은 원형들이 덧붙여지고 어우러지고 확장되면서 강아지와 사람 등 형태의 느낌표현, 지금의 버블맨 시리즈가 탄생된 것이다”며 ‘버블맨시리즈’의 탄생비화를 공개했다.
“먼 옛날, 선조들이 왕성한 무역과 활동을 통해 세상 밖으로 나갔듯이 오늘날의 경주도 미래를 내다보며 상상력이 곳곳에 살아 숨 쉬는 흔적을 만들어 가야 된다고 생각한다. 천년의 세월 속에 잠들어 있던 천마를 깨워 새로운 모습으로 날아오르는 모습을 제작한 동기도 이러한 이유에서다”라고 강조했다.
오 작가는 앞으로 과거의 흔적들과 현대적인 예술작품이 함께 어우러져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나는 작품 활동을 통해 지역 작가로서의 의무를 다하겠다는 다짐을 했다고.
오동훈 작가는 1974년 경주 안강 출생으로 서울시립대학교 환경조각학과, 성신여자대학교 조형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한국조각가협회, 한국미술협회 경주지부, 시립조각회, 성남조각회 회원으로 활발히 활동 중이며, 개인전7회, 국내외 아트페어 및 단체전 100여 회 등의 전시경력을 갖고 있다. 또한 제천시 야외조각공모 대상수상(2004), 단원 미술대전(2004) 등의 수상경력이 있으며, 모하창작스튜디오, 포항시립미술관 등에 그의 작품이 소장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