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장기간 추석 황금연휴를 맞아 천년고도 경주가 수많은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그러나 동부사적지 인근 주차장 부족과 교통정체 등으로 몸살을 앓기도 해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1일 경주시에 따르면 추석연휴인 지난달 30일부터 10월 9일까지 10일간 경주를 찾은 방문객이 108만여 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또 이 기간 동궁과 월지를 찾은 관람객은 26만8718명으로 입장수익금만 2억3500여 만원에 이르는 등 방문객들이 몰려 발디딜 틈 없이 북적였다. 9월 중순부터 천마총 리모델링으로 무료 운영 중인 대릉원은 12만6000여 명, 포석정 7500여 명, 무열왕릉 7200여 명 등의 순으로 관광객이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휴 내내 인산인해 ‘동부사적지’
첨성대, 대릉원, 교촌마을이 위치한 동부사적지에서 월성과 동궁과 월지, 박물관과 황룡사역사문화관으로 이어지는 주요 사적지에는 연휴와 가을 정취를 즐기려는 나들이객들로 붐볐다.
그 중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린 곳은 동궁과 월지. 연휴 기간 내내 하루 2만여 명에 달하는 관광객들이 매표소 앞을 길게 줄지어 섰다. 또 동부사적지 인근 황리단길부터 대릉원 돌담길 사이 골목길을 따라 교촌한옥마을로 이어지는 길은 관광객들로 넘쳐나며 장사진을 이뤘다.
교촌마을 광장에는 경주관광명소를 배경으로 즉석사진 이벤트와 함께 경주국악여행, 신라오기 등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행사가 열려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했다. 첨성대 주변 동부사적지도 관광객들로 넘쳐났다. 탁 트인 푸른 잔디 광장을 배경으로 첨성대와 왕릉 주변으로 길게 뻗은 산책길에는 관광객들로 가득했다.
또 시는 경주동궁원에 가족단위 관광객 3만여 명이 입장했으며, 양동마을도 1만5000여 명의 입장객이 몰렸다고 밝혔다. 경주시 관계자는 “연휴기간 경주를 찾은 전체 관광객이 불국사 관광안내소를 기준으로 108만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보문관광단지 40만여 명 찾아···숙박률 98%
보문관광단지도 40만여 명의 관광객이 찾았다. 경상북도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부터 시작된 황금연휴를 맞아 보문 내 대명, 한화, 켄싱턴 등 콘도업체와 힐튼, 현대 등 특급호텔이 만실을 이루는 등 4000여 객실은 연휴기간 내내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평균 98%의 숙박점유율을 나타냈다.
또 국경절 연휴를 맞아 보문관광단지를 찾은 중국 관광객은 물론 일본, 대만, 싱가폴, 홍콩 등 동남아관광객 4000여 명도 단지 내 콘도, 호텔에 머물며 핑크뮬리와 가을꽃으로 물든 경주 가을을 만끽했다.
또 공사는 연휴행사의 하이라이트인 한가위 스페셜 보문호반 달빛걷기에는 2000여 명이 찾았으며, 5일부터 8일까지 보문수상공연장에서 열린 ‘추석! 꽃보다 공연!’에는 통기타, 록밴드, 성악 크로스오버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공연이 펼쳐져 1만여 명의 관람객에게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했다.
한편 이번 연휴동안 공사 임직원들은 관광객들의 즐거운 여행을 돕기 위해 총괄 상황실 설치, 영업장별 관리책임자 지정, 관광지 안내와 질서계도를 위해 연인원 860명이 비상근무를 통해 관광편의 제공에 전념했다.
-경주엑스포공원도 4만여 명 찾아 ‘인기 절정’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이하 경주엑스포공원)에 추석연휴 기간 많은 관람객들이 찾으며 큰 사랑을 받았다.
경주세계문화엑스포는 연휴 10일간 4만 명이 넘는 관람객들이 경주엑스포공원을 찾았다고 밝혔다. 경주시민 뿐 아니라 수도권, 대구, 울산,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많은 관람객들이 찾았으며, 특히 추석 다음날인 5일부터 8일까지 4일간 2만4000여 명이 다녀갔다. 경주엑스포공원의 상징과도 같은 ‘경주타워’에는 1만5000명 이상 관람객이 찾았다.
특히 경주엑스포공원 동편주차장에서 열리고 있는 ‘캐릭터 등 전시회’와 백결공연장의 ‘엑스포 공룡쇼’는 어린이 관람객들과 가족단위 관람객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쿵푸팬더, 슈렉, 마다가스카 등 드림웍스 캐릭터와 공룡조형물, 공룡카, 체험 200여 점의 작품에 등을 설치한 ‘캐릭터 등 전시회’와 13m 크기의 티라노사우루스 워킹공룡, 10m 크기의 브라키오사우루스 워킹공룡, 로봇공룡 등 12마리 공룡들이 펼치는 공룡쇼는 인기를 끌었다. ‘캐릭터 등 전시회’와 ‘엑스포 공룡쇼’는 오는 11월 27일까지 계속된다.
이동우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사무총장은 “추석연휴기간 경주엑스포공원 상시개장 이후 최대인파가 몰렸다”며 “메르스, 지진, 사드 등 여파로 침체됐던 경주에 모처럼 활기가 돌고 있으며 엑스포공원도 더욱 다양한 콘텐츠로 경주 문화관광 활성화에 이바지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극심한 교통정체, 주차장 부족 ‘몸살’
추석연휴 내내 극심한 교통정체와 턱없이 부족한 주차시설로 경주를 찾은 관광객들에게 큰 불편 초래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5일부터 9일까지 4일간 동부사적지 인근도로는 대형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극심한 정체현상을 빚었다. 평소 주말에도 소통이 원활했던 통일전~월정교 간 2차선 도로도 밤낮없이 차량들과 보행자들이 뒤엉켜 위험한 상황을 연출했다.
이로 인해 통일전에서 월정교까지 차량으로 1시간 이상 소요되는 등 불편을 감수해야만 했다. 주차시설 역시 밀려드는 차량에 비해 턱없이 부족해 교통정체를 더욱 부추겼다. 불편을 겪은 것은 황남동, 월성동 등 동부사적지 인근 주민들도 마찬가지. 주민들은 이 기간 내내 외출 또는 귀갓길에 교통 혼잡으로 큰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다.
부산에서 왔다는 김모(39) 씨는 “모처럼 연휴를 맞아 가족들과 함께 경주를 찾았다. 톨게이트에서 1시간 걸려 첨성대까지 왔지만 주차할 곳도 없고, 주차장을 안내하는 사람도 없어 불편하기 짝이 없었다”고 불평을 털어놓았다.
황남동 주민 최모(61) 씨도 “주차공간이 턱없이 부족한데도 차량을 통제하는 공무원 등이 없어 계속 차들이 동부사적지 내로 진입하면서 교통 혼잡이 더욱 극심해졌다”며 “경주시가 추석 황금연휴에 무엇을 했는지 궁금할 따름”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경주시 관계자는 “이번 연휴 교통 정체와 주차난을 계기로 동부사적지 인근 주차시설 확보 방안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면서 “향후 2천만 관광객 시대를 대비해 충분한 부대시설을 갖출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