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상생을 실천하는 쏠라이트배터리 야구단(단장 남현진 노조위원장, 이하 쏠라이트 야구단) 지난 17일 강원도 횡성베이스볼파크에서 열린 ‘2017 KBO 챌린저스 직장인야구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매년 개최되는 이 대회는 전년도 우승팀과 각 지역별 대표팀에게 출전권이 주어지며 3년 연속 쏠라이트 야구단이 경북 대표로 출전했다. 지난해에는 4강에서 탈락해 아쉬움을 남긴 쏠라이트 야구단은 올해 작년 우승팀인 울산의 세종공업을 무려 20대 1이라는 큰 점수차로 따돌리고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그 기쁨이 체 가시지 않은 지난 21일 쏠라이트 노동조합 남현진 위원장(쏠라이트 야구단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2012년 창단한 야구단
“야구는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운동입니다. 그런 야구를 직원들 몇 명이 모임을 만들고 사비로 경주리그에 참가하고 있었죠” 다른 운동에 비해 야구는 장비가 많이 필요하고 가격도 만만찮지 않았지만 직원들은 비공식 야구 모임을 만들고 경주시야구협회에서 개최하는 2부 리그에 출전하는 모습을 보고 남 위원장은 공식적인 야구단을 창단을 결심했다.
“초창기에는 체계도 없고 선수 포지션도 맞지 않았습니다. 단지 야구를 좋아한다는 이유로 야구단을 만들고 노조에서 장비를 지원했습니다. 그런데 창단한 그해 2부 리그에서 우승을 하더군요”
직원들의 야구에 대한 열정은 대단했다고 한다.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은 쏠라이트 야구단은 창단한 첫해 2부 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해 1부 리그로 승격됐고 승격한 그해에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남 위원장은 이런 과정에서 쏠라이트 야구단의 발전 가능성을 보고 회사를 설득, 다양한 지원을 확보했다. “사내 운동장에 쏠라이트 베이스볼 파크를 만들고 ‘피칭 머신’을 구입했습니다. 그리고 야구선수단뿐 아니라 모든 직원이 사용할 수 있는 체력 단련실도 만들었죠” 야구단의 활약은 비단 선수단뿐 아니라 다른 직원들의 여가 활용에도 많은 도움과 호응을 이끌어 냈다.
-경북 대표로 전국대회에 출전, 우승까지
“사실 경주에서 리그 우승을 차지하니 욕심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선수보강도 하고 연습 시간도 별도로 할애하는 등 노력을 했습니다” 경주에서 리그 우승을 차지하고 지역을 벗어나 보자는 생각에 경북도 대회에 출전한 쏠라이트 야구단은 출전 첫해 준우승, 이듬해 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결국 경북 대표로 출전한 첫해 성적은 8강이었고 2년차는 조기탈락의 쓴 잔을 마셨죠. 전국대회 4강을 목표로 했기에 안타까움이 컸고 선수 영입과 훈련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래서 작년 4강 진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게 됐죠” 이후에도 계속적인 노력으로 올해 우승을 차지했다고 한다.
-직원들의 단결, 열정이 그 성공 비결
“저희 야구단 구성은 전국의 상위팀 보다 선수출신도 적고 더욱이 프로출신 비율이 정말 낮습니다. 우승을 했다는 것은 그 실력을 단결과 열정이 채웠다는 것이죠. 그런 점에서 더 값진 승리라고 생각합니다”
직장인 야구단은 전체 선수가 직원으로 구성돼 근무와 훈련, 그리고 경기 출전을 병행해야 하는 만큼 야구에 대한 열정과 노력이 없으면 좋은 성과를 내기가 힘들다고 했다.
남 위원장은 경기 출전을 위한 협의를 회사 측으로부터 이끌어 낼 수 있었던 것은 열정과 단결로 좋은 성적을 내준 선수들 덕분이라고 한다. “이번 대회 때 특히 고마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저희 식구들과 지역 단체들이죠” 결코 가깝지 않은 거리지만 준결승부터 많은 응원단의 방문으로 KBO 관계자들마저 놀라게 했다는 응원단은 같은 식구인 직원들뿐 아니라 건천애향청년회, 건천체육회, 건천자율방범대 등 지역의 단체였다. “그들의 응원은 선수단에 큰 힘이 됐습니다”
-경주와 회사 브랜드 홍보 역할
“야구단 유니폼에 ‘경주’라는 두 글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저희 야구단은 경북의 대표이기 전에 경주의 대표이기 때문입니다. 결승전 경기는 스포츠 채널을 비롯한 각 매체에서 중계를 했기에 ‘전국 대회에 우승할 수 있는 야구팀이 경주에 있구나’라는 인식을 많은 사람들이 하게 됐을 거라 생각하니 뿌듯하기도 합니다. 물론 저희 회사 홍보는 두말할 것 없죠(웃음)”
-선수들의 활약
“15명의 선수단 전원이 실력 이상으로 활약을 해줬습니다. 그래서 객관적인 실력이 부족한 저희가 우승을 할 수 있었죠” 쏠라이트 야구단은 우승과 더불어 최우수 선수상도 휩쓸었다. ‘최우수 투수상’에는 정승훈 선수가, ‘최우수 타자상’에는 소영철 선수가 영예를 안게 됐다. 또한 비선수 출신인 강성기 선수는 ‘사이클링 히트(한 경기에서 단타, 2루타, 3루타, 홈런을 치는 것)’를 기록해 모든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고.
-지속적인 지역 상생
남현진 위원장은 이번 대회 우승상금은 2000만원을 알뜰하게 쓸 계획을 이미 구상했다. “야구대회 상금이니 만큼 지역의 초·중·고 야구팀 지원에 일정 부분 지출할 계획입니다. 또 경주시 야구협회와 경북야구협회에도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물론 저희 자체 장비 보완도 하고 지역의 소외계층에도 전달하려고 합니다. 비록 큰 돈은 아니지만 의미있는 곳에 쓰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역이 있어야 회사도 있고 회사가 있어야 직원도 있다고 말하는 남 위원장은 “회사든 사내 동호회든 단기가 아닌 장기적으로 유지하고 발전해야 하는 만큼 단결과 열정으로 모든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지역민들의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