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가 공중 보건 의료를 담당하는 보건소장을 임용하지 못해 보건 공백이 우려되고 있다. 시는 지난 7월 10일자로 사퇴한 김여환 보건소장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채용 공고를 실시 중이다.
지난 7월 18일부터 8월 3일까지 1차 보건소장 공개모집을 했지만 지원자가 없었다. 같은 달 18일까지 연장공고와 원서접수를 통해 1차 면접을 실시했다. 면접시험 결과 적격자를 찾지 못했다. 당시 면접에는 의사면허를 가진 지원자 1명이 지원했었다.
1차 면접에서 보건소장이 임명되지 못하자 시는 8월 25일부 9월 8일 동안 또다시 채용 공고를 냈다. 그러나 재공고에도 지원자가 없어 지난 29일까지 연장해 원서를 접수해 오는 10월 지원자를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재공고에도 보건소장에 지원하는 의사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안정한 채용, 적은 보수 등으로 선뜻 나서는 의사 없어
경주시의 보건소장 채용 난은 불안정한 직위와 적은 보수, 그리고 많은 업무 등이 복합된 결과라는 것이 의사들의 속마음이다.
지역 의사협회 관계자는 “보건소장은 2년으로 계약이 끝나고 다시 연장할수 있지만 계속 채용된다는 보장은 없다. 소장의 임기가 끝나고 바로 다른 일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여서 젊은 의사는 도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채용의 불안정성과 함께 적은 보수도 보건소장 지원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개원하지 않고 ‘월급 의사’로 가더라도 소장의 임금보다 작게는 50%, 많게는 두 배까지 더 받을 수 있기 때문.
의사협회 관계자는 “적은 보수라도 보건소장에 도전하려는 의사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과도한 책임과 행정 업무의 부담, 거기에 시와 시의회의 견제까지 있는 보건소장을 선뜻 하려는 의사는 없다”고 말했다.
-원서접수 후 면접을 통해 소장 임명을 결정할 것.
시는 만약 적격자가 없다면 추후 재공시를 실시해 보건소장 공개채용을 이어갈 예정이다. 울릉도의 경우 재공고 5회까지 실시한 적도 있어 재공고에는 문제가 없다는 것. 하지만 채용공고를 통한 면접에서 적격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내부 승진을 통한 보건소장 임명도 고려 중이다.
시 관계자는 “시에서 의사면허를 갖춘 소장을 임명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적격자가 없다면 내부 승진을 통한 소장 임명도 염두에 두고 있다”면서 “행안부나 보건복지부에 내부 직원 승진 관련한 공문을 보냈다. 기관의 답변을 보고 내부 승진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재 보건소에는 소장 임명이 가능한 5급 공무원은 1명이 있으나 승진 가능 연수가 되지 않아 보건소장에 임명은 어려운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