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을 위해 뭔가 할 일을 찾아 봉사를 하다 보니 세월이 그렇게 흘렀네요”
1998년부터 지금까지 19년 째 매월 2회 한방의료 봉사를 하고 있는 김중오 원장을 지난 15일 만났다.
경주에 한의원을 개업하고 2년이 지난 98년 겨울, 지역을 위한 봉사활동을 결심한 김 원장은 봉사 대상을 찾던 중 우연히 현곡면에 위치한 천우자애원을 방문하게 됐다. 이후 매월 둘째, 넷째 화요일에 이곳을 찾아 어르신들 대상으로 한방의료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한의원 진료도 소홀히 할 수 없어 봉사활동이 있는 날은 점심을 조금 서둘러 먹고 출발하죠. 몸이 불편하고 연로한 어르신들이 반겨줄 때면 힘든 것도 잊을 수 있습니다”
사전에 준비된 침상에서 진료를 하는 한의원 진료와는 달리 봉사활동을 오게 되면 대부분 휠체어나 의자에 앉아 있는 어르신들을 진료하게 된다. 적게는 10여 명에서 많게는 20여 명까지 진료를 보는데 앉았다 서다를 계속 반복하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하지만 김 원장의 얼굴을 기억하고 반겨주는 어르신들을 보면 육체적으로 힘든 것은 사라지고 봉사활동의 원동력이 된다고 한다.
“기력이 쇠하고 연로한 어르신들이 대부분이라 사실 완치는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원활한 소화라든지 기력 회복,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의 위로를 통해 어르신들이 즐겁고 행복하게 여생을 보낼 수 있게 도와드린다는데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약간은 안타까움을 표하는 김 원장은 실제 어르신들의 병을 ‘치료’하기에는 힘들다고 했다. 하지만 소화나 두통, 또는 기력 회복 등 생활에 활력을 갖게끔 노력하고 있다.
김 원장은 사실 마음고생도 많다고 했다. “이전에는 웃으며 반겨주던 어르신이 갑자기 돌아가신 경우가 많아 심적으로 상당히 힘들때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매번 방문 때 마다 안부도 여쭙고 가능한 많은 대화를 하려고 하죠” 몸이 불편하고 연로한 어르신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하니 마음고생도 많이 하게 된다. 하지만 김 원장은 이 봉사활동을 가능한 오래하고 싶다고 말했다.
“경제적이든 시간적이든 조금이라도 여유가 있는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 베풀고 나누는 것이 봉사라고 생각합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김 원장은 봉사를 통해 기쁨과 보람을 느끼는 것은 물론 견문을 넓힐 수 있는 등 봉사자에게도 많은 도움이 된다며 지역사회에 이런 의식이 지금보다 널리 퍼지길 기대했다. “아직도 지역에는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많습니다. 각자 재능과 능력에 차이는 있겠지만 관심을 가지고 찾다보면 어딘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분명히 있을 겁니다”